신청곡...타인의 계절.
채색
2003.04.24
조회 83
일찍 일어나는 날은,
늘 새 옷처럼..빳빳하게 다려진 언니의 새하얀
교복을 몰래 훔쳐입고 도망치듯 집을 뛰쳤나왔다.
그럴수밖에 없는것이 넉넉하지 못한집의 둘째딸이
갖는 서러움은 아무리 멋부리기와 치장에 신경을 써도
낡고 빛바랜 교복속에 내미모가 살아나지는 않는다는 사실!^^
가뜩이나...동글동글 병범하기 그지없는 통통이 였는데.ㅎㅎ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언니의 그 새하얀교복을 입고 당당하게
걸어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요.희망이자 소원이였던것같다.
그때가 여름 방학이였던,중일때의 일이였으니..
나도 어지간히 옷에 예민하고 신경쓰이던 사춘기초입이였나보다.
그리고 많은 시간들이 흐른 지금.
우리 자매도 각자의 길을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서로의 성격이나 취향도 틀리고, 얼굴모양과,표정과.
말하는 목소리가 제각각인 두딸아이의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의 자리가 되어버린 나.
어렵게 입을 여시던 쪼글 쪼글한 할머니의 모습도 이제는
기억에 없지만,또박 또박 글읽기에 열중하다가도...
할머니의 그 주름진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나이든다는게
이런모습이구나...막연히 느껴가던 시절이 있었던듯.
예전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내 엄마의 모습과,
예전 엄마의 모습으로 닮아가는 내 모습과,
예전의 내 자라온 모습 그대로 인듯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세월은 너무나 빠르게 닮아가면서 지나가고 있는데......
교복으로 쟁탈전을 벌이던 먼거리에 사는 언니가 보고싶고,
주름진 모습에서 살아온 세월을 말해주는 부모님이 그리워지고,
철없어도 사춘기 그 시절의 추억속으로 걸어가...
보고싶은 사람들 얼굴이나 찾아내서 실컷 보고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면, 나도 이제 서서히 나이가 들어가나보다.
.신청곡 한경애의< 타인의 계절>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