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어머님▷
*꺄브
2003.05.08
조회 90
▷이것은 우리를 낳아서 길러 준 우리 어머니들의 작은 생활기록이다. 우리 어머니들이 어떤 시대에 살았고, 어떤 일을 하면서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는가를 알아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그들이 살아온 세월이 우리 역사에 어떤 의미를 가지며, 그들이 남긴 유산이 오늘날의 세상과 어떤 연관을 갖고 있는가를 밝히는 일도 중요하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어머니들처럼 불우한 인생을 살아온 여인들도 많지 않을 것이다. 젊었을 때는 외국의 침략과 압제에 시달렸고, 광복 이후에는 혼란과 빈곤, 그리고 전쟁 속에서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었다. '굶기를 식은 죽 먹듯이 했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닐 정도로 우리 농촌에서는 끼니를 못 잇는 농민들이 많았던 시절, 그리고 도시의 영세민들도 쌀 걱정으로 한숨 잘 날이 없었던 그런 시절에도 우리 어머니들은 용기를 잃지 않고 역경을 헤쳐나갔다. 또 사느냐 죽느냐의 절박한 갈림길에서 뼈가 부서지는 아픔을 무릅쓰고 일터로 나간 어머니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들의 생존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머니들은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순교자였다. 이 무렵 어느 도로공사장에서 젖먹이를 업고 자갈을 이어 나르던 가냘픈 여인의 모습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때 그 여인은 땀과 흙먼지로 뒤범벅이었고, 등에 업힌 아이는 울다 지쳐서 고개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그후 45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그때 그 젖먹이는 이제 자식이 대학을 다니는 중년의 아버지로 성장했을 것이다. 물론 그는 어머니가 겪었던 눈물과 땀과 한숨의 세월을 다소 기억 할것이다. 그러나 다음 세대인 그의 자식들이 과연 할머니가 겪었던 고난의 세월과 무뎌진 손가락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교육에 대한 어머니들의 열의가 또한 대단했던 사실을 잊을 수 없다. 헐벗고 굶주렸던 그 시절에도 아들만은 기필코 대학에 보내려 했던 것이 우리 어머니들의 한결같은 소원이었다. 그래서 문전옥답을 팔아서라고 자식을 대학에 보내는, 우리나라 아니고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현상이 일어났고, 학자금을 마련하는 일이라면 고되고 힘들어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 우리 어머니들이었다 말하자면 오늘의 고통스러운 삶을 아들 대에 가서는 훨훨 털어 버리고 싶은 것이 그들의 소박한 소망이었다. 어느 눈보라 치던 날 새벽, 개펄에서 바닷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며 모닥불을 쪼이고 있던 한 어머니는 마침내 아들이 서울서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이제 아주머니의 고생도 끝났다고 하는 나의 말을 그는 가로막으며, 앞으로 장가 보내고 집 마련 해주고 살림 뒷바라지 해주는 까마득한 일들이 남았다고 했다. 지나친 자식 사랑은 오히려 자식의 장래를 망친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지만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그의 말에 동조하기에 입을 다문 기억이 난다. 이렇듯 우리 어머니들의 자식 사랑은 끝이 없고 조건이 없었다 언젠가 전남 무안의 인력시장으로 품팔이 나왔던 어느 할머니는 제발 자기 얼굴만은 찍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때 그 할머니는 아들 사 형제를 모두 외지로 보내고 영감님과 둘이서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사실이 신문이나 텔레비젼을 통해 아들이나 며느리에게 알려지면 그것이 바로 집안의 불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걱정했다. 젊어서나 늙어서나 그저 자식에 치어 기 한 번 못 펴고 사는 어머니들의 신세가 이토록 가련해 보일 수가 없었다 지난 18년 동안 나는 어렵게 살아온 우리 어머니들의 세월을 사진으로 표현하기 위해 산으로 들로 바다로 많은 곳을 찾아다녔다. 여기 소개된 사진들은 그 촬영의 현장에서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것들이다 나는 이 사진의 촬영과정에서 우리 어머니들의 고난과 한숨, 아픔과 눈물, 땀과 노동,사랑과 헌신, 그리고 따뜻한 가슴과 불굴의 의지는 모두 이 나라를 일구고 지키고 키워 온 원동력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했다 나는 우리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 몇 장 안 되는 사진을 통하여 그 동안 몰랐던 할머니와 어머니의 세월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위대했던 그들의 삶에 대하여 존경은 물론 긍지마저 느끼게 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다.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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