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관한 추억거리......
*멋진이 폭탄
2003.05.15
조회 46
정확히 20년 전 이군요.
1983년 8월2일! 지리산/섬진강줄기따라 하계 수련회가 시작된날!
내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조그마한 사건이 생겨난 것이었다.

입학하면서 노래를 좋아한 까닭에 합창써클에 가입하였었고
여러동기들, 선배들의 얼굴도 익히면서 새내기 신입생의
열정적인 대학 생활이 시작되었었다.

그 와중에 이미 졸업한 모~~선배의 전설적인 얘기도 들으면서..
얼굴은 모르지만, 워낙 사건/사고를 달고 다녔다는 문제의 선배라
궁금증이 묘하게 일어가던중, 수련회에서 첫 대면이 이루어졌었다.
우린 대구에서 출발,선배는 서울에서 내려왔었고...

얘~~서울서 내려온 저 선배가 그 전설적인 인물인가 보다.
대개 험상궂게 생겼네~~~/음, 키도 크고 멋있는데~~~
노래도 잘하고 글도 잘 쓴다니..게다가 유머감각도 있구,근데, 쬐금 느끼하다.그치~~~ 여자 동기생들끼리 별별 얘길 쏟아내며
관심쓰지 않는 척 하구선 살짝 살짝 그 선배의 모든 행동거지를
일순간에 쫘악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섬진강변 모래사장에서 족구도 하고 강물속에서 수영도 하고
핸드볼 게임도 하고 ...
물속에서 허우적대다 선배랑 눈 맞으면 살포시 웃기도 하고
몸도 부딪혀가며, 점점 서로를 인식하는 정도가 예사롭지 않음을 온 몸으로 느껴가며...

태양이 이글거리는 한낮을 그렇게 보내고, 땅거미가 내렸다.
낮에 게임하다 엄지 손가락끝이 찢어졌다고 반창고 가진
후배 여학생을 찾는 소리가 들린다.
왜 그소리가 나에게만 들렸을까?...그 즉시 대일밴드 들고
쪼르르 달려가서 정성스럽게 붙여 주었더니만, 선배는
감동했나보다.'고맙다'라는 얘기 소리가 조금 느끼하게 들린다~~~ㅋㅋㅋ
그래도 싫지만은 않은, 가슴 콩닥거림을 몰래 간직한 채,
연신 선배의 반경안에서 다람쥐마냥 뱅뱅거리고 돌아다녔었다.

모닥불 피워놓고 다들 빙그레 둘러 않아
밤배,일기,목화밭,진주조개잡이.보리밭,그리운 금강산, 남촌 ...수도 없는 노랠 부르면서 비록 캄캄한 어둠속이지만
선배와 나의 가슴엔 뜨거움의 전류가 흐르고 있었음을 감지 할 수 있었다.

마치 쏟아져 무너질 듯한 환상적인 별빛들과 함께 섬진강에서 첫날 밤!은
그렇게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그 이후로 3년간 '선배님 선배님'하고 쫄랑 쫄랑대며 열심히 쫒아 다니다가,
졸업하던 해에 부모님 반대 무릎쓰고 고집피워 결혼한지가 벌써
20년이 가까워 온다.
신혼초기엔 행여 내 실수가 있으면 무릎꿀고 훌쩍 훌쩍울면서
'잘못했어요' 그러던 내가,이젠 큰소리도 지를 줄 알고,
두눈 부릅뜨고 따질 줄도 알게 되었으니...

하지만, 나도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아니 철이 드는 건가??
그렇게 바위와도 같은 듬직한 남편의 어깨가 요즈음 유난히
안쓰럽게 느껴지니 말이다.

어찌되었건 젊고 순수했던 시절, 콩깍지가 씌여 결혼도 하고
세 아이낳아 기르면서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답니다.

♥송창식/축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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