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꽃물]
꺄브
2003.05.23
조회 76
[봉숭아 꽃물] 고운 마음에만 고운 물이 드는 걸까요? 꾹 참고 얌전하게, 세번씩이나 물을 들여도 자면서 풀어 버린 동생보다 더 연하고 밉게 물이 들곤 했습니다. 어느 해 여름에는 할머니도 봉숭아물을 들이셨어요. "할머니도 봉숭아물을 들여요?" 이상해하는 우리들에게 조용히 웃으시며 말씀하셨죠. "할머니 열 손가락에 봉숭아물이 곱게 물들면 저승길! 환하게 빛이 비친단다." 철없던 저는 환하게 빛이 난다는 할머니의 저승길이 그저 부럽기만 해서 뾰로통했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제 손톱엔 봉숭아물이 예쁘게 들지 않았거든요. 고운 마음에만 고운 물이 드는 걸까요? - 이승은 시 - ♪정태춘@박은옥/봉숭아 신청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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