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훌쩍이는 친구가 있었죠.
그 나이에 코 밑으로 누런 콧물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
조금 띨띨하게도 보였습니다.
그래요.
그 친구는 전교 꼴등이었죠.
모두를 멀리하였습니다.
도시락을 싸와도 친구는 이상하게도 파김치 아니면 젓고추 같은 어른들 좋아하는 반찬을 대충 담아왔었죠.
친구들은 그 반찬을 보며 낄낄대자 그 친구는 얼른 반찬뚜껑으로 덮어서 가리며 먹었습니다.
모두들 그 친구를 멀리하였습니다.
교복 깃이 새까맣게 때가 꼈어도 그 친구는 제대로 갈아입지 않아서 시큼한 냄새가 풀풀 풍겼습니다.
나도 처음에는 그 친구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공부 못하는 친구와 친하다는 것은 왠지 같이 공부못하는 애로 알게 될 것만 같아서요.
그런데 그 친구가 어느날 가방 안에다가 새빨간 앵두를 가져왔습니다.
며칠 간 이상하게도 같은 책상을 놓고 앉게되어서 짝궁이 된 저에게 보여준 친구의 마음이었는 지....
쭈글거리는 비닐 봉투 안에서 눌러지고 찌그러진 앵두를 보자 저는 순간 그 친구를 물끄러미 바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전히 콧물은 누렇게 나와서 들랑 날랑하고 있었고 그 친구는 부끄러운 지 기분이 좋은 건지 알 수 없을 만큼 헤벌쭉한 웃음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보란 듯이 찌그러진 앵두를 골라 먹었습니다.
이미 비닐 봉투 한 구석에선 질펀하게 앵두물이 흘러나와 있었지만 맛이 좋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뭐 그런 것을 맛있게 먹는가 하면서 쳐다볼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저는 남들이 모르는 친구의 소박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은근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뒤로 급속도로 가까와진 우리 둘..
비오는 날이면 학교에서 가까운 우리 집에 꼭 같이 갔습니다.
마치 아이들처럼 콧물을 쓱 닦아 바짓자락에 쓱쓱 문지르는 친구의 모습이 아무렇지도 않게 보였고 저는 그 친구의 콧물 묻은 손을 잡고 우리 집까지 같이 갈 때 너무도 즐거웠습니다.
그리고서는 엄마에게 부탁을 하여서 부추 넣고 당근, 양파를 집어 넣은 부침개를 만들어 달라하였고 간장에 꼭 찍어 먹곤 하였죠.
남들이 모르는 그 친구의 마음..
꼭 공부 잘하는 친구만이 마음이 넓고 훌륭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저는 알았습니다.
공부잘하는 친구들만이 착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저는 알았던 것입니다.
그 친구 이제는 어엿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콧물은 이제 모습을 감추었지만 우리 안에 남아있는 그 어린 시절의 추억은 마음 깊은 곳에서 잘 자리잡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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