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같이 퇴근하자 마자 정신없이 가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녁 준비하랴,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아이들 간식먹이랴, 아이들 씻기랴, 세탁기 돌리랴, 집안 치우랴.... 끝도 없는 집안일 속에서 가끔은 흡사 넋이 나간듯 머리가 멍해지기도 합니다. 이 광경은 비단 저의 집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맞벌이 가정의 판에 찍듯 비슷한 저녁 일과일 것입니다.
세 아이를 다 씻기고 난 후 지쳐서 멍하니 있는 제게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큰 아이가 와서 말합니다.
"엄마, 피곤하게 보여요. 내가 엄마 발 씻겨드릴께요."
아이는 저를 화장실 문턱에 앉히고 고사리같은 손으로 정성껏 발을 씻겨주었습니다. 신혼 초에나 한 번 발을 씻겨주던 남편의 손길과는 비교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 밀려와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아이는 한 마디를 덧붙였어요.
"엄마, 우리 이담에도 이렇게 살아요."
자식을 키우다 보면 백 가지 고통이 따르지만, 자식이 없는 사람은 한 가지 기쁨도 없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저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더 행복하고 부자인 것만 같았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제 딸과 함께 델라구아다 공연에 갈 수 있다면 큰 영광이리라 생각합니다.
신청곡 : 류은미-사랑이 머물다 간 자리
유재하-사랑하기 때문에
이유진-눈물 한 방울로 사랑은 시작되고
3곡 중 어느 것이라도 좋습니다.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랑스러운 딸아이와 공연에 가고 싶네요.
정미란
200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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