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긴 여행
긴머리소녀
2003.06.15
조회 76
1995년 2월.... 그 날은 회사 창립 기념일 인데 아침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이불속에서 뒹굴던 내게 "그래 떠나보자"라는생각이

들어서 간편한 옷에 지갑만 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아직 이른

시간이라 거리는 어두웠지만 출근하는 사람들로 거리는 부산 했

습니다.서둘러 고속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속초행 표와 간식거리

를 준비해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에 눈을 감고 한참을 달렸습니다. 눈이 떠진건 원주쯤 갔을때 였

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내린 눈으로 도로는 얼어 있었고 차들은

서행하고 있었습니다.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그날 여행을 계

획하며 기분은 한참 들떴습니다.5시간만에 차는 대관령에 도착했

고 2시간후에 속초터미널에 도착 했습니다. 터미널엔 설악산의

폭설로 하산한 등산객들로 발 디딜틈 조차 없었습니다.서두러 서

울행 표를 준비해 놓고 가까운 속초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눈내

리는 바다를 바라보고 모든것을 삼킬것 같은 파도를 바라보다 점

심 먹을 시간도 없이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창밖엔 눈이 하염 없이 내리고 도로는 어느새 주차장이 되어버리

고 도로에 차를 세워놓고 체인을 감아도 아무도 나무라지 않았습

니다.거리의 나무들은 많은 눈을 견디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쓰러

질것만 같았습니다.몇시간 전만해도 아름답고 낭만적이던 눈이

이제는 염려와 근심의 눈이 되었습니다.3시간만에 작은 휴게소

에 도착한 차에서 내려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차를 탔습니다.그

후 6시간의 긴 운행을 끝내고 아침을 준비하는 이른 새벽에 차

는 서울에 도착 했습니다.

가볍게 생각하고 그냥 바다만 보고 오려던 여행이 눈때문에 엉망

이 되어 버리고 부모님께 야단만 맞았던 여행이 되어 버렸답니

다. 그날 나는 태어나서 가장 많은 눈을 보았답니다.....

아이가 날려서 이제라도 미련이 남아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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