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
아니 빈가
눈물인가, 장마다
슬픈 인연의 순간을 기리는 물의 판토마임
물,네 이름은 비
긴 여울을 그리며
짧고 기나긴 세월을
너는 울것이다
너는 죽을 것이다
어느 산마루 늙은 고목에
머리를 쳐 박고
가늘게 뻗힌 힘줄을 세우며
뿌리등걸에 먹힐것이다
주검으로 흐르며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
바람과 달빛을 머금으며 사라질것이다
몇날며칠 지리한 순간을 기다리며
노숙의 밤을 지새우고
새벽빛 따라 이슬을 따르리
하늘 길 허공을 이렇듯
빛과 소리를 몰며 오는것을
비가 내린다
창문을 열고 맞이하라
온누리 채워질 물의 세계를 기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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