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
이명식
2003.06.25
조회 76
해마다 장마가 시작되는 이쯤이면
삼십육칠년전 제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이 납니다

제 고향은 산골짜기 시골이라 면소재지에 초등학교는
오직 하나가 있어 도깨비가 나온다는 으스스한 오솔길도
지나고 작은 마을을 두개를 지나야지만
갈수있는 이십릿길을 종종걸음만이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답니다

대가족에 넉넉치 못한 형편에다가
삼촌과 누나가 같이 학교를 다녔는데
문제는 비가 오는날이면
우산차지로 늘 가슴이 아팠답니다

그당시 최고의 우산은
한지에 콩기름을 올린 노오란 종이우산이지만
그것조차 여의칠 않아
누나와 저는 서열에 밀려 우산은 꿈도 못꾸고
농사에 쓰는 비닐 비료푸대 한귀퉁이를 15쎈티
동그랗게 오려내
눈과 코만 간신히 나오게해
숨을쉬게한 임시적인 비옷이었지요

책가방은
보자기에 책을 둘둘말아
어깨에 질끈 동여 어깨에 메는게 보편화 되어있고
남들 우산을 쓴것이 얼마나 부럽던지....

사건이 있던 그날도
비가 많이 내렸고
푸대속에서 들리는 빗방울 소리는 왜 그리 크던지
먹먹한 귀에 정신도 없고
서글픔과 부러움 거기에 심통까지
오르락 내리락 하다ㅏ보니
갑자기 불어난 물로 작은 개울이 넘쳐나는것도 모르고
그만 발을 헛딛어 빠져 허우적거릴때
옆에있던 누나가 몸을 던져 건져주고난 후
누나와 나는 온통 흙탕물을 뒤집어쓴 새앙쥐 같은 모습이
왜그리 서럽던지....

한동안
서러움에 머리가 아프도록
울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요즘은
노랑 빨강
다양한 기능까지 더한 우산이 넘쳐나는걸
보면 말로는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고 하면서
가슴으론 그시절이 그리운건.....

중년이 된 누나는
변함없이 제게 살갑고
만나면 그때 이야기를 하면서
울다가 웃다가
밤새는줄 모른답니다

김세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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