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그해 여름,
결혼 날짜를 잡아 놓은 후,무주 덕유산으로의 마지막 여름 휴가여행!
집을 나선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설레임에
평생을 같이 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여행이니
그순간 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였지요.
텐트,코펠,랜턴,고추장, 된장, 감자, 카레 라면등등..
캠프촌에 묵을 등산채비를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오른 여행길...
뭉게구름 둥실둥실 떠다니는 푸른 하늘을 지붕삼아
숲속바람의 상쾌함도 맛보고 흐르는 계곡물의 소리에 리듬맞춰
함박웃음지으며,노래부르며,희망 찬 앞날을 설계하며~~~
정겨운 대화와 더불어 뜨거운 사랑의 마음 불태우기에 더없는
자연의 선물...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답니다.
캠프촌에 묵을 예정으로 떠난 산행이었으나
예정시간 보다 넘 빨리 도착하였었고
산 중턱 못 미쳐 자리한 캠프촌에 마음이 흡족치 않기에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산을 더 오르기로 했지요.
아니, 한시간 정도 더 올랐을까?..
그렇게 햇살 맑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는지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그칠 기미도 없이
내리 퍼붓는 것이었어요.
다시 내려갈 수도 없고 배는 고파오고 춥기도 하고~~
상황이 여차여차하니 가까이 텐트칠 수 있는 곳을 찾아보자며
눈에 띄인곳!!
십여분 더 올라가니 자그마한 동네가 보이고
작은 도랑옆에 굉장히 크~~은 소나무 한그루가 버티고 있는 것이
한눈에 화~악 들어왔지요.
"옳거니~~~저기 밑에다 텐트 치면 되겠구나"...
날은 저물고 나와있는 동네 사람들 아무도 보이지 않고~~~
재빠르게 텐트치고 급한대로 라면으로 끼니 떼우고
천둥 번개치는 날씨완 전혀 상관없이 둘만의 보금자리로
쏘옥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지요. 하지만
채 30분이나 눈 붙였을까??
텐트안으로 물이 흘러들어와 밤새도록 물 퍼내느라 뜬눈으로 세우며 고생하다
여명이 밝아 올 때 즈음 살풋이 잠이 든것 같은데...
갑자기 밖이 수렁수렁거리고 어수선하길레 나가보았지요.
몇몇 동네사람들이 몰려와 있었구, 그중 어떤 할아버지가
고래고래 소리치시며 흥분하시는데...
아니 젊은 양반들~~"벼락 맞아 죽을라구 환장했수"~~~
이 엄청난 빗속에서 나무밑에다 텐트치면 어떻하냐구...
빨리 텐트걷으라구...
그제야 앞뒤상황을 알구선 조금은 창피하구 멋적어서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났었지요.
뭘 몰라도 한참을 모르던 시절~~~
장대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면,20여년이 지났음에도
그 할아버지의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가 맴맴거리며
나의 귓전을 울립니다.
☞산울림-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오는가//들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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