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오면 생각나는 사람도,사연도 많이 떠 오른다.
군대 생활하던 시절 야간 훈련 나가서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이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무릎도 다치고 훈련 장비를
분실해서 찾느라고 고생했던 그 악몽같은 기억이 되살아난다.
통신 가설병이라서 훈련이 시작되면 30kg가 넘는 무거운
방차통을 메고 타 중대에 파견나가 중대장을 뒤따라 다니며
선로 설치를해야되는 임무를 띠었는데 비가 많이와서 지름길로
간다고 갔는데 밀림속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신임 중대장 때문에
비에 젖은 풀을밟고 쭉 미끄러져 철모와 방차통은 어디로
굴러 갔는지 알수가 없고 전화기는고장나고 소총도 분실하고
간신히 웅덩이에서 몸만 빠져나왔는데 무릎을 심하게다쳐
움직이기가 어려웠다.
비명 소리를 듣고 어둠속을 더듬어 찾아온 고참들 덕분에
소총과 철모만 간신히 찾아서 숙영지로 절뚝거리며 돌아왔다.
부대에서는 난리 났었나봐요.
세명이나 무장 탈영했다고 초 비상상태였는데 그것도 모르고
잃어버린 장비 걱정만 하고 왔으니...
훈련 끝나고 휴가도 연기되고 군기 교육대가서 고생만 신나게
했고 지금도 비가오면 그때 다친 무릎에 신경통이 도지는
듯해서 괴로워진다.
훈련나가서 빗물에 말아먹다싶이한 전투 식량 맛 영재님도
아시죠.
새로 지급된 k1소총에 적응이 되지않아 영점사격 성적 저조로
빗속에 하루종일 방독면 쓰고 사격 연습하고 포복하며 고생하던
푸른 제복시절이 이젠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네요....
22~3년전
하루일과를 끝내고 밤이면 횃불 밝히고 고기 잡이하러 가는날이 가끔씩 있었다. 일명 "횃불치기" 그날도 친구들과 밤늦게 만나 다리밑에 진을 치고 메기와 모래무지,미꾸라지 등을 잔뜩 잡아 매운탕을 맛있게 끓여서 쓴 술잔을 기울이며 시간 가는줄
모르게 밤을 지새웠다.
맛에 취해 술에 취해....
별이 빛나던 하늘이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고 다리밑에서
밤늦도록 떠드는 소리에 잠이 깬듯한 누군가 다가오는것이
보였다.
긴 지게 막대기를 들고서...
너희들 어디서 온 누구자식이냐며 다짜고짜 볼때기를 사정없이 후려 갈겼다. 비오는밤에 눈앞에서 왕별이 반짝거리고 취했던
술이 다 깨는듯했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어요.
뚜껑도 없고 시커멓게 그을린 냄비와 수저는 항상 다리밑
모래속에 파묻혀 있었으니 언제던지 꺼내쓰기만 하면 되었고
감자와 고추는 다리 근처 밭에서 슬쩍해와서 해결했었는데
피해가 심했던 밭 주인이 범인을 잡으려고 며칠전부터
매복해있다가 나타나셔서 다른 사람들 따먹은 고추와
감자값까지 물어내라며 피박을 씌우더군요.
나중에 그 아저씨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젊은놈들 술취해서
나 자빠져야 도망 못가니 취할때까지 기다렸는데 마침
비까지 오니 잘됐다 싶어 그때 나타나셨다더군요.
집에서 노는 사람이 돈이 있을리 없지요.몸으로 때웠죠.
모래밭에 꿇어앉아 싹싹 빌었지요. 용서해 달라고...
자식같은 청년들이 소나기 맞으며 애원하니 마음약해진 아저씨 용서는 해 주셨지만 그때 맞은 볼때기는 얼얼하고 입안에서는
피도 나고 고추 몇개와 감자 몇개 때문에 비오는날 먼지나도록 맞던 그날의 추억이 가끔은 그리워지고 함께 사고친 떠나간 친구도 그리워 집니다. 비가오면 떠나간 친구 생각에 눈물 흘릴때도 많고 매운탕 먹을때마다 비 맞으며 꿇어 앉아 빌던 때가
생각나 쓴 웃음도 지어 본답니다.
비에 관계된 노래들 모음
바람꽃:비와 외로움 심수봉:그때 그사람
둘다섯:긴머리 소녀 김목경:빗속의 여인
금과은:빗속을 둘이서 정훈희:빗속의 연인들
채은옥:빗물 송창식:비의 나그네
윤정하:찬비 김세환:비
이은하:봄비 윤형주:비와 나
우순실:잃어버린우산 고병희:유리창엔 비
양수경:사랑은 창밖에 빗물같아요
배따라기: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비와 찻잔사이
최백호:뛰어,낭만에 대하여
정종숙:둘이 걸었네
이영화:실비오는 소리에
혜은이:새벽비
주현미:비내리는 영동교
배철수:빗물
전영:서울야곡
버들피리:눈이큰아이
바니걸스:김포공항
최헌:가을비 우산속에
비처럼 음악처럼,
겨울비는 내리고
아이고 힘들어라..1시간동안 헤맸습니다..
시흥시 신천동 제일정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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