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 놀던 아이 제이양
정은정
2003.07.03
조회 52

j양은 제 중학교 동창인데
정말 못 말리는 날나리였습니다.

그때 한창 핑클 파마가 유행하던 시기였는데
핑클파마로 앞머리를 곱슬곱슬하게 말아와서는
두발 검사를 하는 월요일이면
학교 오는 길에 미용실에 들러서 드라이로 좍좍 펴느라
용돈을 다 쓰곤 했지요.

보충수업비를 빼돌려서
동시상영관에 가는건 별 일도 아니었고
롤러 스케이트 장에서 만난 남학생이랑
수업을 빼먹고 시 외곽에 있는 절에 놀러 가기도 했답니다.

j양의 가장 화려했던 날라리 사건은
역시 여름맞이 가출사건이었는데요.
소식을 듣고 부반장이었던 저랑 서향숙이란 친구랑
대구 시내에 있는 프린스 제과점이란 곳에 찾아갔더니
글쎄 빵집 유리창에 매달려서 열심히 유리창을 닦고 있더군요.

그날 우리가 가서 j양을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지...
그래도 j양은 그 후로 반성의 기미는 커녕
한번은 사는게 너무 싫다고 자살을 하겠다는 편지를 남기고
집을 나가서는, 그날 밤에 아무렇지 않게 들어오기도 했답니다.
그때 j양 나이 고작 열여섯 살이었어요.

지금은 시집가서 애를 둘이나 낳고 잘 살고 있답니다.
그 시절 이야길 꺼내면 기억도 안 난다고 딱 잡아떼면서 말이에요. 고향집에 가면 j양이 자살하겠다고 저한테 보낸 편지가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데 말입니다.

오랜만에 j양한테 협박전화나 걸어봐야 겠습니다.



신청곡은 j가 좋아했던, 박남정의 '널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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