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야기
고운 비
2003.07.09
조회 45
시험이라면 정말 웃지 못할 헤프닝이 있네요.
87년에 대학교에 들어갔던 학번이었고..
그 때에는 모두가 사지선다였으며 주관식은 단답형....

물론 단답형을 찍을 생각을 하고 저는 진짜로 무덤덤하게 시험을 보고자 하였습니다.
수학 포기...영어 포기..
자신쬐끔있는 국어만 열심히 들이 팠다고나 할까요?
그런데도 영 재미가 없었길래 저는 그저 영어 시간에 수학책 펴 놓고 국어 공부한다면 이해 하시겠어요? 그만큼 저는 엉터리 고등학생이었죠.

그 때 늦은 밤에 듣는 라디오가 훨씬 더 재밌었길래 키득거리면서 방송 듣다가 선생님께 들켜서 꼬집힌 적 무지 많았지요.

그런데..
드디어 시험 당일 날..
어머니는 교문 앞에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저 떨지 말고 차분히 풀기만 하라면서 힘을 주셨는데
저는 시험지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도 모르겠는데요..
아아아...
안타까운 내 마음..
그래서 모르겠다..
하면서 사정없이 찍었습니다.
찍고 또 찍고..
찍고 또 찍고..
어머니는 밖에서 제가 점심으로 먹을 김밥도시락을 든 채 떨고 계실터인데...
저는 죄송하게도 하나도 모르는 시험지를 자연스럽게..그리고 어머니의 말씀처럼 침착(?)하게 찍어댔던 것입니다.

완전 포기...
너무도 침착해진 저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시험 결과만을 기다렸는데..
저는 믿을 수없었습니다.

제가 평소에는 거의 180점 수준이었거든요?( 그 때 만점이 340점)
그런데...
완전 찍었는데 세상에나..제가 248개를 맞은 거예요.

믿을 수있으세요?

친구들은 부러운 듯...약이 오른 듯 아주 묘한 표정이었고
저는 정말 미안하게도 4년제 대학에 당당하게 들어갔어요.

물론 그 비밀을 남편은 절대로 모르고 있었지요.

저는 그 점수가 너무도 고마와 4년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였고 난생처음으로 장학금도 받아보았답니다.
시작은 미약하였느나 과거에 집착하지 하고 새출발하는 마음으로 대학의 공부를 시작하였더니 역시 심히 창대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등생이 받는 장학금도 받았답니다.
그 정도면 잘 한 것 아닐까요?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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