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어젯밤에 방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화장실에 가기가 귀찮아서 맥주벙에 오줌을 쌌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모두 빈 병들 뿐이다.
도대체 오줌이 어디로 갔지?
친구들과 술 마시고 밤늦게 집에 들어와
이불속에 들어가는데 마누라가 "당신이예요?"라고 묻더라.
몰라서 묻는 걸까? 아님 딴 놈이 있는 걸까?
이제 곧 이사해야 하는데 집주인이란 작자가 와서는
3년전 우리가 이사오던 때와 똑같이 회복시켜 놓고 가라니,
그 많은 바퀴벌레들을 도대체 어디서 구하지?
우리 마누라가 온갖 정성을 들여 눈화장을 하더니
갑자기 선글라스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하필 물가가 제일 비싼 시기에 명절을 만들어서
우리 같은 서민들을 비참하게 만드는 걸까?
공중화장실에는 온통 신사용과 숙녀용으로만 구분해 놓았으니
도대체 나 같은 건달이나 아이들은 어디서 일을 봐야 하는가?
여자친구에게 키스를 했더니 입술을 도둑맞았다고 흘겨본다.
다시 입술을 돌려주고 싶은데 순순히 받아줄까?
정태춘 - 시인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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