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아이들^^
김보현
2003.07.21
조회 51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우리반 아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교실이 떠나갈 것 같은 재잘 거림으로 어수선하기만 하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아이들의 장난으로 힘들 때가 참으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남자 9명, 여자 8명 전부 17명인 5학년 우리반!
나중에 커서 훌륭한 사람 되려면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한다는 선생님의 말에
그래 정말 한 번 열심히 해보자
라며 굳은 마음 먹고 생활하는 여자 아이들이 예쁘기만 하다.
웅변하면 군에서 상을 독차지하는 지희, 춤솜씨가 뛰어나 친구들 춤을 가르쳐주는 은정, 늘 조용하고 궂은 일을 남몰래 잘 하고 조용하기만 한데 어디서 그렇게 큰 용기가 나는지 노래를 시키면 듣는 사람이 널부러지도록 솜씨를 뽐내는 다미, 얼굴도 예쁘고 그림을 잘 그리는 혜란, 인내심이 좋아 남달리 오래 달리기를 잘하는 선희와 수미,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윤희, 친근감이 있어 하루에 열두번도 넘게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질문을 많이 하는 소라
이름만 생각해도 참으로 귀엽고 사랑스럽고 순진하기만 하다.

9명의 남자 아이들! 귀엽고, 씩씩하기는 한데 여자들에 비하면 참으로 말은 잘 듣지 않는다.
간혹 꾸지람을 듣고, 간혹 꿀밤도 맞는다.
아무래도 여자들 보다는 남자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이 초등학교 아이들이 특성인 것 같다.

몇일 전 1박 2일로 야영을 다녀왔다.
소규모 학교인 관계로 옆에 있는 학교와 함께 한 연합 야영이다.
늘 궂은 날씨 탓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리반 아이들이 복이 많은지 그날은 비가 오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집을 떠나 스스로 밥과 반찬을 만들어 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선생님 밥 하는 것 좀 도와 주세요!
하는 고함이 여기 저기서 들려왔지만
그래 이놈들
어디 한 번 어머니의 고생을 한 번 쯤은 느껴보거라
하는 마음에서 도움을 주지 않았다.
우리반 아이들은 협동심을 발휘하여 냉면이며, 카레, 짜장밥 등 잘도 만들어 먹는다.
보기만 해도 넋이 나갈 정도의 입담이 좋은 강사의 초빙으로 아이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명랑 운동회때는 땀을 펄펄 흘리면서도 온갖 게임에 함박 웃음을 터뜨리며 너도 나도 동참하고,
캠프화이어 시간은 그야말로 최고의 웃음을 연신 뿜어댔다.
드디어 장기 자랑 시간
언제 연습을 했는지 있는 실력을 보여 주는데 옆 학교 직원들 까지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마야의 진달래꽃 이라는 노래의 반주에 맞추어 목이 터져라 다함께 부르더니, 바로 이어 춤 실력을 뽐내고, 수화로 노래를 부르고 등 마지막에는 스포츠 댄스까지 정말 우리반 아이들 맞나 싶을 정도의 실력을 선보였다.
그런데 내가 가장 감동을 받은 것은 촛불의식 때 였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촛불을 응시하고 있는데 옆에서 흑! 흑!
소리가 났다.
설마 하며 옆을 쳐다보니 말썽만 부리고, 장난을 잘 치는 해진이가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닌가!
부모님과 선생님의 사랑, 친구의 우정,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진행자의 멘트에 느낀점이 많은가 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모두가 이내 눈물을 흘린다.
소리없이 뚝뚝...
아~~
마냥 장난만 치던 철부지 없다고 생각했던 우리반 아이들이 아니었다. 부모님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 아니었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없는 아이들이 아니었다. 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는 아이들이 아니었다.
속 깊은 아이들이었다.
사랑을 보이지 않는 가슴에 듬뿍 안은 아이들이었다.
작은 손에 우정을 한아름씩 움켜쥐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촛불을 끄기전 아이들 하나 하나에 두볼을 감싸며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시간에는 나도 모르게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 내리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이지훈의 퍼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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