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아들넘
김영옥
2003.07.22
조회 42
안녕하세요? 저는 만 35세의 6년차 주부 입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올해로 73세입니다.
시골에서 둘째 형님 이랑 사시는데 여름과 겨울은 6년째 저희 집에 오셔서 지내신답니다.
아버님이 3년전 돌아가셨고 그전에는 두분이 같이 오셔서 지내셨구요.
첨에 시어른 모시기가 왜이리 힘들던지~
1년에 3개월~6개월은 저희집에 계셨으니 신혼부터 벅차긴 하더라구요.
지금은 생활이 되어 그저 삶처럼 느끼며 지내고 있구요.
하루는 엄니가 아침부터 햇마늘은 까셨고 조그마한 절구통에 콩콩" 마늘을 손수 찧으시더군요.신기한지 한참을 지켜보던 울 둘째넘이 자기가 하겠다고 절구대를 달라고 하니 울엄니 맵다고 않주시더군요.
만 25개월 되었거든요.엄청난 호기심이 발동하는때라...
울 둘째넘 할머니랑 절구대를 붙잡고 끌었다 땡겼다하며 한참을 실갱이를 하더니 안되겠다 싶던지 포기하는듯 하더군요.
울 엄니 30분여만에 일을 마무리 하시고 절구통과 절구대를 닦아 싱크에 올려 놓으시더군요.
언제 눈여겨 보았던지~싱크대로 뛰어가 발돋음해 절구대를 내리더니 작은방으로 쏜살같이 들어가며 문을 닫아 버리더군요.
엄니랑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저는 하던 점심준비를 계속했고 엄니는 티브이를 켜시던군요.10분쯤 지났을 거예요.
엄니가 화장실에 가시려고 일어나시며 "이게 무슨소리냐?작은방에서 뭐 찧는 소리가 들린다" 하시며 문을 여시더니
"에미야 얼른 와봐라.이것좀 봐라.어쩐다니...."
얼른 뛰어가니...
어머나 이게 웬일 입니까!!!이게~
울 둘째넘이 응가를 해서 절구대로 콩콩 찧어 어찌나 넓게 펼쳐 놓았던지~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멋진 작품을 방바닥에 만들어 놓고 있더군요.
"이게 웬일일이니?후연아..이게 뭐야"했더니
"엄마 이거봐..."한손으로 코를 막으며 한손은 흔들며
"푸우푸~푸우푸~ 냄새..."하는거 있죠.
엄니랑 저는 어이가 없어 한동안 할말을 잃었고...한참을 웃었지요.
우선 창문을 열어 환기부터 시키고 후연이를 안고 화장실로 가서 엉덩이부터 씻기고 방바닥을 닦아 내는데 어찌나 많이 찧었는지 닦는데 애좀 먹었답니다.
울 엄니가 마늘 찧을때 한번만 주었더라도 이런일은 없었을텐데 싶기도 하고~
얼마나 절구대를 찧어 보고 싶었으면...응가를 해서 찧었을까 싶은게 기특하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하고 하루종일 이 이야기로 웃음을 멈추지 못했답니다.
울엄니는 절구대를 들며 이건 내가 씻을란다 하시며 비누로 닦아 들고 오시더군요. 애기응가는 괜찮다고 하시며~
그래도 이 젊은 아낙은 찝찝해 이틀은 더 담가놓아야 다시 쓸수 있을거 같아 물속에 푹 담가 냄새를 빼고 있는 중이랍니다.
25개월 울 아들의 장난끼는 날이 갈수록 더해만 가니 올 여름도 엄니랑 애들이랑 전쟁하며 보내야 할것 같네요.
임창정의 바람과함께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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