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딸과 남편과 휴가차 외할머님 댁엘 다녀 왔답니다 .
외할머님을 찾아 뵌지가 너무나 오래 되어 농촌에서 홀로 텃밭을
일구며 살아가시는 할머니 일손도 도울겸 여름휴가를 당겨서
다녀 온것이지요
날이 화창한 오후에 할머니댁을 들어서며
"할머니" 하고 부르니 제 목소리를 알아듣고 맨발로 뛰어나와 제 손을 잡아주시며 "어이구 내 자식! 어서와라" 하시며
반겨주시는데 할머니 손을 잡으니 수세미처럼 거친 손이 할머니의 삶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찡해져 눈물이 마구 흐르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정이 많으셔서 가기만 하면 할머니께서는 이곳 저곳을 뒤져서 먹거리를 꺼내다 "" 어여 먹어라 어여~~"하시며 챙겨 주시는 자상한 할머니시지요.
가서 앉기도 전에 할머니께서는 "네가 좋아하는 것이 뭐였더라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말해라 이 할미가 해 줄테니 "하시더니
울안에서 무공해로 자라고 있는 부추를 뜯어다가 부추 빈대떡을 금방 해주시는데 할머니 손맛은 여든 다섯 이신 데도 변함없었어요.
" 이 할미 가 늙어서 지저분하게 하더라도 아직은 건강하니 맛있게 많이 먹고 건강해라"그리고 "손자 사위와 증손녀에게도
많이많이 먹그래이"하시며 배부르게 먹이시는 할머니셨어요.
저희는 삼박 사일 예정으로 할머니 일손을 돕기로 하고 내려갔기에 "할머니! 저 할머니하고 세 밤 자고 가려고 하는데 괜찮지요"" 하니까 ...."그럼 그럼 손자사위 시간만 있으면 많이 놀다 가렴" 하시기에 저는 할머니를 얼싸 안으며 "할머니 요즘 할일 많지,
일 할 것 있으면 다 말해, 오랜만에 손녀 노릇 좀 하게요....""
했더니 할머니께선 흐뭇하게 웃으시며 "야야 일할 생각 말고
공기 좋은 곳에서 놀다가렴 ""하시는 아직도 건강하신
할머니셨어요,
우린 할머니가 심은 고추가 바람에 쓸어 지지 않도록 대나무를
꽂아 끈으로 묶어주고 고랑 고랑에 난 풀을 뽑아 주었어요.
우리가 일하는 동안에 할머니께서는 어릴 때 막걸리 넣어 부풀리고 강낭콩을 넣어 쪄주시던 찐빵을 막걸리 대신 이스트를 넣고
호박잎을 깔고 쪄주셨는데 찐빵 정말 감칠 맛 나게 맛있대요.
예전엔 먹을 것이 부족했기에 밥 대신 먹었기에 더 맛이 있었지만 그날 해주신 찐빵도정말 맛이 있었어요.
일한 후에 먹는 그 맛은 힘겨운 일을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어요.
할머니께서는 "오랜만에 와서 일은 무슨 일이냐 쉬었다 가렴 "
하셨지만 마늘밭에도 잡초가 많아서 잡초를 뽑아주고 , 흰빛 보랏빛의 수수한 꽃을 피운 감자밭에도 잡초를 뽑아 주었어요.
예전엔 이런일이 짜증 났지만 오랜만에 딸과 남편과 이 얘기 저 얘기하며 일을 하다보니 풀들도 화초같이 생각되는 여유와 싱그러움이 찌든 도시 생활 속에서 찌들었기 때문 이었던가 봐요
그 옆에는 꽃상추가 이슬을 머금고 싱그럽게 자라고 있어 상추쌈과 겉절이를 해먹는다고 상추를 한잎두잎 따는데 딸애는"엄마! 상추가 꼭 화초 같아요. 이 다음에 우리도 시골에 와서 이런 생활하며 살아요" 하며 마냥 신기해하고 좋아하대요.
남편도 어린애 마냥 상추도 따고 어린 배추도 뽑아 다듬으며 신이 나서 딸 같이 "우리도 정년 퇴직하면 전원 생활 해야겠어 .흙 냄새 맡으니까 건강에 좋은 것 같고 기분도 상쾌한데..." 라며 룰루랄라 외갓집 주변을 돌며 일 할 것을 찾아 하는데 잘 하대요.
종일 풀 뽑고 도랑 치며 할머니께서 못하신 것을 찾아 하더니 피곤했는지 초저녁잠이 없는 사람이 일찍 잠자리에 들더군요.
저도 정말 오랜만에 할머니 옆에 눕고 그 옆에 딸애가 누워 밤새
많은 옛 이야기를 했어요.
"할머니! 나 어릴 때 엄마 심부름으로 외갓집에 오면 할머니가
꼭 100원을 줬잖아요.
엄마 모르게 빵 사먹고 필요 한 것 사라고요 , 할머니 나 그때 그 돈으로 크림빵 사먹곤 했는데 정말 꿀맛이었어~~~~ 그리고 싸인펜을 사서 학교 가지고 갔더니 애들이 신기하다고 모두다 빌려 달라고 해서 나 얼마나 으시댔는데....
그리고 할머니가 해주신 찐빵과 옥수수 참외 수박 먹으며 멍석에 누워 별 하나, 나 하나 하며 별을 세던 때도 많았지요 " 하니까,
할머니께선 그렇게 어렸던 외손녀가 어느새 외손녀 보다 더 큰딸과 곁에 있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지
'""그러던 네가 어느새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라니 정말 세월이 빨리 가는구나""하시며 두 손을 꼭 잡아주셨어요
그리곤 피곤 하신지 말도 끝내기도 전에 코를 골며 잠이 드셨기에 전 딸애보고 "우리도 자자' 하며 잠을 청했지만 추억과 현실이 마구 교차됨에 잠이 쉽게 들지 않더군요,
다음날은 금방 뽑은 배추, 열무, 상추 겉절이 해서 비빔밥을 해서 두 그릇이나 먹고 할머니 손잡고 논으로 나갔지요.
할머니께선 혼자 논농사를 짓는 것은 무리라고 남에게 임대를 주셨더군요
그런데 올 봄엔 비가 알맞게 와서 모내기도 무난하게 끝냈다며
논둑을 다니시며 "이 논이 할미네 것인데 모낸 것이 제법 자랐지" 이 논둑에 미나리 와 돌나물이 많으니 뜯어다 물김치 해 가지고
가렴 "하시며 풀숲에 앉아서 나물을 뜯었어요.
할머니께서는 눈도 좋으셔서 저 보다도 빨리 나물을 뜯으시며
"영순아!! 이 쪽에 예쁘게 자란 것 많다 예전엔 나물이 흔했는데 요즘은 나물도 흔하지가 않고 깨끗하지가 않아서~~~"
이런 곳에 있는 것이나 먹지""하시며 공해가 많은 것을
한탄 하셨어요.
그리곤 농사라는 것이 하늘을 바라다보며 짓는 것이기에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몰라 자연의 섭리가 순리대로 움직여 줘야 풍년이 드는 것이란다 .하시는 자식 같은 맘으로 농사를 지으시는 할머니!
이렇게 할머니 댁에서 풀 뽑고 할머니 일손 돕는다고 할머니께서 해주시는 밥을 너무 많이 먹어 사흘 동안에 2kg이나 몸무게가 늘었어요.올라오는 길에 올망졸망 갖은 양념 야채를 담아 보따리를 챙겨 주셨는데 일한 것보다 할머니를 더 힘겹게 해드리고 온 것 같음에 다시금 맘이 짠해오더군요
하나뿐인 아들은 서울에서 생활하고 딸은 모두 출가해서 각자 사느라고 할머니 혼자 사시는 것을 보고 오니 마음이 한없이 아파 오더군요.할머니와 이별인사를 하고 오는데 눈물을 흘리니 할머니께서 "내가 좋아서 여기 생활 고집 하는거여. 그러니 내 걱정 말고 가끔 와서 야채나 갖다 먹어라" 하시던 할머니
조금의 용돈을 드렸더니 "서울 생활하면 모든 것이 돈인데 뭘 주노 "하시며 반을 꺼내서 증손녀에게 주시는 할머니셨어요.
오늘도 상추 겉절이와 아욱국을 먹으며 할머니 댁으로 여름휴가
다녀오길 너무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혼자 적적하게 계시다 가족이 가면 무척 좋아하시는 할머니를 앞으로 자주자주 찾아 뵙고 효성스런 손녀딸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져보며~ 정겹고 따스한 할머니를 떠올려 보게 되었어요. 할머니 앞으로도 건강하셔서 저 놀러 갈 때마다 찐빵 쪄줘야 해요
산울림의 창문너머 어렴풋이옛생각이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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