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하면 지옥에 간다는 주일학교 선생님 말씀을 들으며 어린 가슴을 콩당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거짓말뿐 아니라 휴지를 버리는일도, 작은 규범도 어기는일 없을 만큼 그야말로 순진한 아이로 자랐다.
그런 내게 기억에 남는 첫번째 거짓말이 있으니...
초등학교 5학년때였는데
남쪽에서 오랜 가뭄으로 물난리란 소식이 연일 라디오의 뉴스에나오고 학교에서도 조회시간마다 교장선생님의 훈시를 들으며
어린 생각에 남쪽지방 사람들 걱정이 되어 작은 선행을 한다고 일을 저질렀다.
우리집은 작은 언덕의 중턱에 있어 무궁화가 심겨진 울타리엔 아랫집의 방과 연결이 되어 있었는데 어느날, 소꼽놀이를 한다며( 지금 아이들과 비교하면 너무 어리지만 난 중학교때까지 소꼽놀이를 했었다) 마당 끝에서 사금파리와 풀, 조개껍질로 멋지게 꾸며 놓다가 갑자기 땅을 파기 시작했다.
함께 놀던 쌍둥이 언니가 왜 땅을 파냐는 물음에 "깊게 파고 물을 부어 남쪽으로 보내줘야지."하며 땀까지 흘리며 열심히 파내고 물을 대야에 몇번 퍼 날라 부었다.
물은 쑥쑥 잘도 내려가 내 속까지 시원해져 아마 다음 학기에 선행상을 또 탈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고 있는데(그때 우리 학교는 학기마다 선행상을 주었는데 난 자주 그상을 받곤 했었다)
갑자기 아랫집에서 무서운 표정을 한 아주머니가 올라와 " 누가, 우리집에 물을 부었어?" 하는게 아닌가!
난 너무 놀라 "아니요, 물 안 버렸는데요" 했지만 방금 내가 힘써 파 놓은 구멍을 보며 아주머니는 " 이것봐! 여기다 물을 부으면 어떻게 해? 우리집 벽에서 물이 막 나오잖아?" 하시며 날 노려보았다. 때마침 자리를 잠깐 뜬 언니를 찾으며 "내가 안 그랬어요, 우리 언니가 했어요" 하며 거짓말을 했다.
그땐 지옥에 가는것보다 아주머니의 험상궃은 표정이 더 무서워 그런 거짓말읗 하고 만 것이다.
아주머니는 한번만 더 그러면 혼내준다는 엄포를 하고야 내려갔다.
뒤늦게 온 언니는 엄마의 야단을 맞으며 " 내가 안 그랬는데, 성옥이가 남쪽에 물을 보내야한다고 갖다 부었어" 하며 눈물을 흘리며 날 흘겨보았다.
난? 엄마는 날 야단 치시지 못하셨다.
난 야단맞을 짓을 하면 지레 겁을 먹고 속으로 앓다가 정말 아파 자리에 눕곤 해 엄마의 야단을 피했었다.
그것이 기억에 남는 내 첫번째 거짓말이다.
나이가 들어 유치원 교사를 하며 평생동안의 거짓말을 다 한 것 같다.
거짓말을 하면 지옥에 간다는 주일학교 선생님처럼 아이들에게
거의 매일 거짓말을 했다.
<그렇게 하면 어린이날 선물 못 받아>
<그렇게 하면 소풍 못 가>
<그렇게 하면 캠프 안 데리고 가>
<그렇게 하면 엄마 오시지 않아>
<그렇게 하면 싼타할아버지 안 오셔>등등
일종의 선의의 거짓말이지만 아이들에게 좋은규범이 습관이 될때까지 반복하여 가르쳐야하기엔 좋은 방법이었다.
내 거짓말을 참말로 믿으며 바른 습관을 익힌 아이들에게 난 거짓말쟁이로 기억되진 않을것이다.
오늘은 내 평생의 가장 귀한 선물인 유치원제자들이 보고싶다. 그리고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 우리 5형제의 엄마 노릇하느라 짐을 지고 있는 쌍둥이 언니에게 내 첫번째 거짓말 때문에 대신 야단 맞았던 기억을 이야기하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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