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엄마랑 싸웠어요.
막내 동생만 이뻐하고 저만 미워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참고로 저는 27세 직장여성이랍니당~ -_-;;)
제가 중학교 때 아빠가 돌아가셔서 막내는 아빠 사랑을 덜 받았거든요. 그게 못내 마음에 걸리시나봐요.
저도 알지만 자꾸만 투정만 부리게 되네요...
덕분에 오늘 하루는 좀 울적합니다.
저희 집에는 아주 낡은 카세트 테이프가 하나 있습니다.
제가 아주아주 어릴 적 20년도 훨씬 전에 조용필이 TV에 나와서 -아마도 여름에 부산에서 녹화한 방송이었을 겁니다. 1980년쯤??- 노래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리사이틀 형태로 신청곡도 받고 그랬었어요.
'다음 곡은 어떤걸로 할까요~'라는 조용필의 질문에 '단발머리~~ 돌아와요 부산항에~~' 하면서 신청곡을 하는 군중의 열광적인 소리들..
조용필씨도 아마 기억하지 못할 것 같은데.... ^^
그 낡은 테이프테에 녹음되어 있는 소리들이예요.
엄마가 TV에 나오는 조용필씨 노래를 듣고 싶을 때마다 듣고 싶으셔서 녹음기로 녹음을 했거든요. 아마 녹음 테이프 살 형편이 안 되었던것 같아요.
이제는 조용필씨의 테이프 뿐만 아니라 cd도 살 수 있을 정도의 형편이지만, 요즘도 가끔 그 테이프를 듣습니다.
저랑 언니랑 '엄마~ 어쩌구저쩌구~'하면서 방해(??)도 하고, 발음도 잘 안되고 가사도 잘 모르면서 조용필씨 노래도 따라 부르고....
그 테잎 들을때마다 엄마가 말씀하시는 것이 있어요.
'조용필한테 이거 들려주면 참 좋아할것 같은데... 이렇게 tv에 나오는 걸 녹음기로 녹음해서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갖고 있는 사람이 나말고 또 있겠냐...'라구요.
아마 그렇겠지요?
조용필씨도 이렇게 tV에 나오는 자신의 노래를 고물 라디오로 열심히 녹음해가면서 들었던 울엄마같은 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주 많이 기뻐하실 것 같네요.
그 테이프에는 단순히 조용필씨 방송을 녹음했다는 의미말고도, 엄마의 젊었던 시절과 저의 어린 시절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그런지 들을때마다 눈앞이 뿌옇게 되어버린답니다.
테이프에 녹음할 당시에 함께 했던 아빠가 지금은 안계세요.
그 테이프 들을 때마다 '이 때가 우리 가족이 제일 행복했던 시절 같다... 아빠도 계시고, 너희들도 아장아장 걸어다니고... 그때는 날씨도 참 따사로왔는데...지금은..........' 하십니다.
많이 안타깝고 서글퍼지시나봐요.
그치만 돌아가신 아빠의 몫까지 두 배로 열심히 살고 계신 세상에서 오직 한 분뿐인 '우리 엄마'랍니다.
엄마에게 조용필씨 콘서트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는 함께 가지 않아도 좋으니까 저희 엄마는 꼭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신청곡 : 조용필씨의 곡인데... '~생각이 난다~ 생각~~이 난다~'라는 가사가 있는 노래요. 테이프에 녹음되어 있던 곡인데 제목을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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