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90년 풍납동 물난리
김성자
2003.08.06
조회 68
우여곡절 끝에 남편과 결혼에
골인 했습니다.
혼사 준비때부터 삐그덕 거렸지만
모든걸 감당했습니다.
워낙 가난한 사람이였기에...
풍납동에 허름한 주택에 방한칸 얻어서
5월에 신혼 살림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입니까
한달만에 집이 팔렸으니 이사를
가라 합니다.
너무 낡아서 헐고 새 집을 짓겠다네요.
너무나 싸게 얻은 집이라 이 돈으로는
어디도 갈수 없는데 말입니다.
방구하러 일주일을 다녔지만
어디에도 우리가 살 보금자리는 없었습니다.
어렵게 아버님께 손을 벌려
100만원을 빌려 와서 깊은 지하방을
800에 계약했습니다.
지하면 어떠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데
이렇게 위로를 삼으며 신혼의 달콤함으로 3개월을
살았습니다.
그러던 9월의 어느날 밤
비가 쏟아지기 시작 했습니다.
비를 유난히 좋아하는 저희는
더 내려라 더 세게 내려라
그러면서 빗소리에 취해서
잠을 잤습니다.
아침에 소란스러운 소리에
잠에서 깨어 났는데 세상에....
풍납도 전체가 물에 잠겨 있었습니다.
깊은 지하방인 우리집이 안전할리
없었지요.
하수구에서 물이 역류해 올라오고
창문으로 흘러 들어오고....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신혼 살림은 모두 진흙탕 물에 잠기고
우리는 눈물 범벅이 되어서
피난을 갔습니다.
근처에 있는 빌딩 건물로 갔는데
아뿔사....
우리가 들어가고 한시간이 흘렀는데
그곳마져 잠겨 버렸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고무보트로 실어다 주는
빵과 우유를 먹으며 보내야 했습니다.
하루가 지나니 물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해서
우리집으로 달려가 보았지요
다른곳은 물이 다 빠졌는데
우리집은 여전히 물이 가득하더군요.
세상에....물이 형광등하고 뽀뽀하고 있는거예요.
얼마나 기가 막힌지....
눈물도 안나오더라구요.
3일동안 외환은행 연수원에서
담요 하나로 밤을 세우고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결국 물이 빠지지 않아
양수기로 퍼내기까지 했지요.
신혼 살림을 몽땅 물에게
빼앗기고 말았죠.
그후로 서울이 싫어서 지금
살고 있는 경기도로 도망을 왔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그때는 너무 속상하고 슬퍼서
세상을 부모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의 시련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 합니다.
하나님은 감당할 시련을 주시더라구요.
더큰 상급으로 기다리고 계셔 주셨구요.
지금도 비가오면 악몽이였던 풍납동
물난리를 기억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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