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 잘못거셨는데요.
이형숙
2003.08.21
조회 66
제가 고대근처에 살때 매일 아침마다
"고대의 000교수님 연구실이죠?' 하는 전화가 걸려왔었죠.
그때마다 아니라고 대답하느라 아침잠을 설치곤 했는데,
제가 홍제동으로 이사를 간 뒤에는 또
"00문화재단이죠?" 하는 전화가 많이 걸려왔어요.

일주일에 두 번은 그런 전화를 받다가
언제부터인가 매일 그런 전화가 걸려오는거에요.
그리고 전화 거는 사람들도 모두
"저는 서울대의 김00교수인데요. 00문화재단이죠?"
"저는 소설가 이00인데요."
이렇게 모두 저명한 교수, 작가, 평론가 등이
모두 아침마다 우리집으로 전화를 걸더군요.
처음에는 아닙니다. 잘못거셨습니다로 일관하다가
114에 전화를 걸어 그곳 전화번호를 알아냈습니다.

그 뒤로는 아침마다 그런 전화가 오면
"723-0000"으로 하세요. 하고 전화번호 안내를 하기 시작했죠.

그러던 어느날은 전화가 폭주 했답니다.
그래서 할수없이 제가 그 문화재단을 전화를 걸어서
사정을 이야기 했어요.
이유인즉슨, 그 문화재단에서 연구지원금을 주기로 하고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문에 전화번호가 잘못 기재된 것이었지요.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행정적 실수로 인해 민간인이 정신적스트레스와 시간적 피해를 받고 있으니 재단 차원에서 보상하세요" 하고 말했죠.
그랬더니 그 담당직원이
"그럼 제가 차라도 한잔 대접할까요?" 하고 묻더군요.


흠...여기서 이야기가 더 발전했다면 어설픈 연애담까지 발전했겠지만, 저도 바쁜 사람이라 그냥 웃고 말았답니다.
지금은 이사와서 대신 이런 전화를 받습니다.
"거기 쌀집이죠?"
"거기 에어컨 대리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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