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이빨 흔들리는 것 같아?"
"정말? 어디 한번 보자." "어 진짜 흔들리네..."
"지우야, 엄마가 지우 이빨 뽑아줄까?"
"안돼. 안 뽑을꺼야"
"너 이빨 흔들리는데 뽑아야지."
"치과 갈거야"
저 어렸을 때 이빨 흔들려서 뽑을 때가 되면
엄마가 흔들리는 이에 실을 묶고, 이런 말 저런 말을 시켰죠.
그러다 한참 다른 데 정신이 팔리면
탁 잡아당겨서 이빨이 쑥 빠졌죠?
그럼 엄마가 속였다고 잠시 투정하다가
엄마랑 같이 손을 잡고 까치가 물어가도록 지붕위에 던져주었어요.
그런데 우리 딸은 치과에 가겠데요.
저도 겁이 나서 우리 아이 첫 이에 손을 못대겠구요....
지난 주 일요일에 시부모님을 뵜어요.
우리 아이는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할아버지, 저 이빨 흔들려요."하고 뛰어가더군요.
우리 아버님이 이를 만져보시더니
"지금 빼야겠다"하니까 뒤로 슬금슬금 뒷걸음칩니다.
우리 남편 "아버지, 놔 두세요. 치과 가서 뽑아야죠"
제 눈치에 우리 아버님 내심 섭섭해 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아버님, 아버님께서 뽑아주세요""뭐 치과까지 가요?"했어요.
그랬더니 미소를 지으시면서
아이에게 다가가시더니 "치과가면 커다란 집게로 니 이빨 뽑지만
할아버지는 재미있게 뽑는단다"하시면서
아이에게 이빨뽑는 일에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게 하셨어요.
우리 아이는 치과가는 것보다 할아버지가 이를 뽑아주는 게
더 좋을 것이라 판단이 들었는지
할아버지 앞에 얌전히 앉아서 이를 벌리고
우리 아버님은 흔들리는 이에 실을 묶고
"지우야, 저기 뭐 지나가는데 너 보이니?"하면서
지우가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자
실을 위로 탁 올리셔서 우리 딸 첫 이를 뽑아주셨어요.
우리 지우는 긴장이 풀리고 이 빠진 자리에서 피가 나자
놀라서 조금 울다가는 금방
<자기 첫 이>를 만져보고 또 보고 놀라와 했답니다.
우리 아버님이 "지우야, 우리 지붕위로 던져줄까? 그래야 이가 예쁘게 자란대. 까치가 가져가서 우리 지우 이빨 예쁘게 나게 해준다"하셨어요.
근데 빠진 첫 이를 던져버리기가 아까왔는지 우리 딸은 휴지에 돌돌 말아 소중히 싸서 집에 들고 왔어요. 보관하겠다구요.
할아버지가 훌륭한 치과 선생님이 되셨죠?
근데 할아버지에 대한 신뢰가 대단해요.
우리 아이 빠진 이빨 옆의 이가 또 흔들리거든요?
제가 "이번에는 치과가자" 했더니
"안돼. 할아버지한테 갈꺼야. 나 이빨 흔들리면 할아버지랑만 뽑을꺼야. 엄마도 안돼고 아빠도 안돼. 할아버지랑만 할꺼야" 하더니
할아버지께 전화해서
"할아버지, 지우 또 이 흔들려요. 얼른 오세요"합니다.
전같지않아서 요즘 엄마들 아이 이 흔들리면 치과 가쟎아요?
근데 할아버지, 할머니께 뽑아달라고 하세요.
우리 어렸을 때처럼요.
우리 아이때문에 제 어릴 때 이빨 지붕위로 던져 주었던 일을 떠올리며
미소 짓게되고
우리 아버님 인기도 높아지고(?)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또 한번 느끼게 된
행복한 주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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