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의 '프린스 다방'(맞선)
초여름
2003.08.29
조회 67
오래전... 만우절날...
친구랑 이문열의'사람의 아들'이란 연극을 보러
가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아버지의 부르심이 있었습니다.
오늘 '선'을 봐야하니
무조건 미장원을 다녀오라는 말씀이었어요.
저는 약속이 있다고 버텼지만
꼼짝없이 미장원에 들렀다가 집으로 내려가야 했지요.
하지만 '선'은 밤9시에 이루어졌습니다.
왜냐믄 아, 글쎄 그날이 수요일이라 수요 예배를
드리고 나온다나요..내 참!.. 기가막혀서...

드뎌 밤9시..
엄마 손에 이끌려 프린스 다방으로 갔지요..
상대방은 아직 안 나온 상태...
좀 있다가 상대 남과 가족들이 쭈~욱 들어왔어요.
인사를 나눈 후에 자리에 앉더니
앉자마자 모두들 머리를 팍 숙이고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아이구머니나!
선보러와서 기도를?....
그다음엔 모두 같이 우유를 시키는 거였어요..
울 엄마는 내 눈치를 보면서 넌 다른 것을 시키라고
말씀하셨지만 거기서 다른 것을 시키면 웬수가
될 것같은 분위기!
"아니.. 괜찮아요..저도 그냥 우유 주세요"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어요.
우유가 나오자 모두들 머리를 팍! 숙이고 감사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니겠는겠어요?
울 엄마도 덩달아 머리숙여 기도...
아울!! 챵피...!

그러더니 모두들 일사불란하게
우유와 같이 나온 설탕을 쭈~욱 띁어서
우유에 넣는 겁니다..
그 당시엔 우유를 시키면 설탕을 함께 주었었잖아요..
울 엄마도 덩달아 우유에 설탕을 넣어 휘휘 젓기 시작...
아구구...
다방아가씨들 의자에 턱 괴고 무슨 재미난 일 난듯이
우리만 바라보고요....
제 얼굴은 누군가 빨강 칠을 해 놓은 듯 했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 날 거기에 나왔던 그 상대 남!
오늘 내 옆에서 잠자는 내 짝꿍이
되었구요.. 그 기도하시던 분들이 바로
저의 형님들이 되었답니다..호호
그런데 그 남자 말이죠
'사람의 아들' 연극은 자기가 보여 주겠다더니
여지껏 안보여 주고 있답니다..

신청곡: '젊은 연인들'
'영아'.....한번 더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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