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위는
다른 바위들과 함께
산골짜기에
조용히 엎드려 있었다.
어느 날 이 골짜기에
사람들이 나타나
바위들을 차에 실었다.
그 중에는
이 바위도 함께 있었다.
바위들이 석재소에 도착하자
조각가들이 나타나
바위를 하나씩 붙들었다.
바위 하나는
설익은 조각가의 정에 의해
고스란히 돌 부스러기로
나누어지고 말았다.
다른 바위 하나는
해태상 하나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나
이 바위를 붙들은
조각가는
늘 생각에만 몰두할 뿐
좀체 연장을
손에 들지 않았다.
보다 못한
그의 동료가 물었다.
"왜 자네는 작품을 하지 않는가?"
그 조각가가 대답했다.
"글쎄,내가 서투른 솜씨로
이 바위를 파괴하느니
후일 더 나은 주인을
만나게 하기 위해
이대로 두는 게 더 낫겠어."
바위는 돌아서 가는
그 조각가의 그림자를
가슴속에 가만히 안아들였다.
세월이
반백 년이나 흘렀다.
어느 날 눈에 총기가 선
젊은 조각가가 나타나서
그의 스승 모습을 남기겠다며
그 바위 앞에 앉았다.
차차로
돌조각이 정에 의해
떨어져 나가면서
드러나는 얼굴.
그 얼굴은 오래 전에
그냥 돌아간
바로 그 조각가였다.
-정채봉 님/바람의 기별-
*죽.섬은 오늘 하루 쉽니당~^^;
담백한 글이 주는 이 아침의 묵상~^^*
소담한 행복이
좋은 님들의 마음 뜰에 조용히 내려 앉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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