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린 하늘이네요.
영재님의 씩씩한 인사말 들으면 기운이 팍팍 솟을 것 같군요.
매일 오후 4시의 나른함을 부수는 영재님의 기운센 멘트가 항상 전염받고 싶은 힘을 주네요.
요즘 큰딸 아이의 2학기 교과서를 한번씩 죽 훑어보고 있답니다.
수학이야, 셈하는 거니까 제가 국민학교 다닐 때나 지금이나 별다르게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2학기 동안 엄마로서 어떤 참고를 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교과서를 한 번씩 읽어 보기로 했지요.
제가 국민학교 다닐 때도 엄마는 우리가 새 책을 받아오면 밀가루 포대 누런 종이를 오려서 책을 싸주시면서 한번씩 책을 읽으시던 모습이 생각나요. 손가락에 침묻혀 가시면서요.
그 때 엄마는 '어째 페스탈로찌 이야기가 없냐? 엄마 국민학교 다닐 때 아주 감명깊게 읽은 이야기인데....' 하시던 모습. 저도 아직 페스탈로찌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모른답니다. 그냥 어린이를 사랑한 사람이었다는 것밖에는요.
초등학교 2학년 읽기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의 내용에 결론을 아이들에게 위임시키는 것을 발견했답니다.
토의하게 하고, 자기의 생각을 발표해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면 선생님이 종합해서, 결론을 결정하는 것이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내용은 여러 가지고 상황도 우리가 살면서 처할 수 있는 갖가지 모습들이었답니다.
예를 하나 들면, 제목이 '내가 왕이 될 거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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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사자 힘돌이와 센돌이는 초원에서 태어나 함께 자랐습니다.
어느 날, 사냥을 나온 임금이 힘돌이를 잡아 궁궐로 데려갔습니다. 임금은 힘돌이에게 맛있는 고기를 주고, 목에는 금목걸이를 걸어 주었습니다. 힘돌이는 어느 덧 궁궐의 편안한 생활에 길들여졌습니다.
힘돌이가 궁궐에서 편안히 잘 지내는 동안에 센돌이는 온갖 고생을 하며 살았습니다. 굶주릴 때도 있었고, 적을 만나 싸울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힘돌이는 궁궐 담을 넘어 자기가 살던 곳으로 가 보았습니다.
마침, 그 곳에서는 동물들이 왕을 뽑고 있었습니다. 어떤 용감한 사자가 왕이 되려고 나왔습니다. 그 사자는 바로 센돌이였습니다.
화려한 모습의 힘돌이도 동물의 왕을 뽑는 데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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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여기까지이고 누가 동물의 왕이 될지 아이들이 상상을 하고 또 그렇게 생각한 까닭도 발표하는 내용입니다.
참 어렵지요? 저만 어렵나요?
각자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이야기를 이해하겠지요? 고생을 많이 한 사람,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많이 배운 사람, 그리고 돈 많은 사람, 등등이요.
아이들의 시각에서 접근하면 훨씬 쉬운 문제일 수도 있다는 느낌도 들구요.
아무튼 아이들이 이렇게 공부를 한다면, 분명 우리처럼 획일적으로 'A는 B이다.'라고 체념적으로 배운 세상과는 다르겠죠?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할 일들에 대해 함께사는 세상에서 기준으로 제시해야 할 어떤 규칙 같은 것들이 아이들의 토론을 통해서, 그리고 의견제시를 통해서 답이 나올지, 조금은 걱정이 되지만, 한편으로 이 세상의 법과 규칙이라는 것이 어떤 누군가의 명령이 아니라 나와 너와 우리가 더불어 잘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교육방법인 것도 같습니다.
제가 생각한 게 너무 어렵나요?
영재님 생각은 어떠세요?
부모들이 아이들의 생각을 잘 돌보아주어야 하는데, 참 어렵네요.
신청곡
1. 양희은 혹은 서유석 의 "하늘이 내게로 온다"
2. 윤도현밴드의 "가을우체국앞에서"
3. 김광석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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