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보다 키가 작은 대나무 울타리.
그 너머로 꽃들이 망을 봅니다.

까치발을 하지 않아도
빨래가 널린 마당은 잘도 들여다 보이네요.

이름 모를 풀꽃들이 울타리 아래에
오손도손 뿌리를 내리고~

수수한 초가삼간을
초록 대궐로 꾸며줍니다.

돌담이 먼저 쌓였는지
꽃이 먼저 피었는지......
서로 어울려 사는데 자리다툼이란 없습니다.

울타리 옆으로
졸졸졸~
시냇물이 돌아나가고

탐스러운 호박넝쿨은
옆집 담 넘기가 예사입니다.

흙과 볏짚으로 허름하게 쌓은 못생긴 담~
그마저 대문은 달리지도 않아
사람이건 풀이건
오가는데 부담이 없습니다.

이끼가 덕지덕지 앉아도 멋스럽고

기왓장과 울퉁불퉁한 돌들이
올망졸망 리듬을 맞추어
금방이라도 구수한 노래 한 곡조 뽑을 듯 합니다.

차곡차곡 얹은 땔감이 그대로 담이 되고
더위에 지친 나무가
가지를 척~~ 걸친 채 한시름 놓고 있습니다.

높지 않고, 거만하지 않고,
풀, 꽃, 나무, 시냇물, 길과 함께 어우러진
소박한 옛 담장들...
어딜 봐도 모난 곳 없이 자연스럽고 후덕합니다.
저 아름다운 담장 안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왠지 지금보다 훨씬 행복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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