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생각에..
꼬마
2003.09.09
조회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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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녹두요..너무 적지 않을까요..이번엔 더운물에 좀 불려볼까요..지난번에 껍질땜에 애먹었잖아요..어쩔까요 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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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여쭤보구 싶어 자꾸 안방쪽을 기웃거려 보지만 엄니는 저만치 벽에 걸린 채 웃고만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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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가 안계시는 채로 추석을 꾸며야 하는데 참 어렵네요.
여쭤보구 싶은것두 많구
뚱딴지 같은 실수하구 슬쩍 엄니 눈치도 살피구 해야 하는데.
뭘 해도 바라봐 주지 않는 엄니가 야속해서 콧등만 아파집니다.
넓지도 않은 주방이 휑~ 하고.
식구들 음식이야 그럭저럭 한다고 하는데 엄니 차례상이 조심스럽네요.
근처 대형마트에는 없는 국산 녹두며 고사리 사느라 빗속을 첨벙거리고 다녀서 생쥐꼴입니다.
엄니랑 같이 다닐 땐 느끼지 못했던 서러움.
추석날 혼자서 음식장만하고 차례상 차리는 사람이 사방에 흔할터이건만.왜 이리도 끙끙 속이 아린건가요.
무지 춥고 서럽고 외롭고...휴~
주방에 일거리 쭈욱 벌려놓고
너무 가슴이 시려서 슬쩍 다녀갑니다.
저 이럭하구 있는거 보심 엄니 또 걱정하실텐데..
잘할게요.
하던대로 꼼꼼하게 잘할게요. 걱정마세요. 엄니.
편히 쉬구 계세요. 다리는 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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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엄니.




동숙님..우호님..영재님..
기뻐해야 할 명절 코앞에 두고 청승...죄송합니다.
지울까 어쩔까 고민하다가
잃어버린 지우개 찾아서 그냥 나갑니다.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조덕배님 곡이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청하고 갑니다.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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