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키다리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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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18
조회 140

분명히 제가 보낸 펜팔의 답장이 왔어요.

제가 고1때 였으니까.펜팔 대상은 대학교에 다니는 오빠였어요.
여동생이 필요하다..뭐,그런 바램이였는데 이름에 눈길이 확ㅡ 쏠리더군요.
정 형준. 나이 22살, 대학생, 사는곳 서울 , 취미는 음악듣기...
이름에 끌려보기는 그때가 처음이였습니다.
일년이 지나 낡아 허드레진, 음악전문 사이트 책자를 펼쳐보다가,
저는 일년 묶은 펜팔란을 발견하고서 편지를 보낸거죠.
그러니, 답장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학교에서 돌아와보니,편지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 마 나....겉봉투의 주소지가 서울이였으니,반가웠어요.
그러나, 그 편지의 주인공은 그 사람이 아니였고,
그 사람의 형이였습니다.

ㅡ우리 형준이는 지금 군대에 가있고, 우리는 형제만 네명인
집안에 나는 장남이고,형준이는 셋째다.
형준이가 여동생이 필요한것 같았는데.
사정상 지금은 곤란한것 같아서 대신 답장을 보낸다.
형준이랑은 맞지 않는것 같다. 그리고, 나는 해군으로 군생활을
동해에서 보냈다. 그래서 왠지 답장은 해주고 싶었다ㅡ
뭐,대강 그런 줄거리였어요.
그래서 저도 답장을 보냈습니다.
ㅡ답장에 감사하다.
장난삼아 보냈는데 답장이 올 줄을 몰랐다...라고.

그 뒤로 형님 되는 사람과 오히려 일년동안 간간이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저는 학교 생활, 친구얘기, 집안 속사정, 진로문제...말못할 고민 등등으로,
그 사람은 주로 상담자와 조언자로, 아주 세세하게 글도
잘 써서 저를 감동 시켜주곤 했습니다.친절하고 자상했어요.
아마 여동생이 없으니 동생처럼 저를 귀여워 하셨던것 같네요.
저는 그 사람을 아저씨라고 불렸고.그 아저씨 나이는 32살이였습니다.
해외 출장이 잦았던 아저씨는 그림이 번쩍번쩍하는 옆서를 많이
보내주곤 하셨어요.그러면 저는 친구들 앞에서 "요것봐라~"하면서 자랑도 해대고,
라디오 방송국에다 깨알같은 글씨로 음악을 신청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저씨는 홍콩출장에서 사진을 찍어 보내 오셨는데.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사진을 딱~ 받아들고 보니, 저와는 너무 동떨어진 세계의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큰키에 반듯한 외모, 귀공자 스타일의 부티나는 얼굴에,
은근히 열등감은 생기지요,나이차이는 절절하게 와 닿지요.
못먹는 감 쳐다나 보지말자,뭐....그런 속셈이 아니였나 싶어요.
꼭 외모때문은 아니여도 건너지 못하는 강이 있었던듯,
저는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습니다.
입시를 앞두고 바쁘다는 핑게로,

시간이 지나니까. 주소지도 다 잊어버려서 후회도 되었고,
풋풋한 소녀시절, 편지로 인해 만났던 그 아저씨, 지금은
오십줄에 서 계실텐데..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는 소식만이라도
접하고 싶네요.그리고, 이십년전 그때 그 꼬마가 이렇게 커서
애 둘딸린 아줌마가 되어있다면 무척이나 반가와 하시겠죠....




.팀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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