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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아들 보아라.
지금 창밖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단다.
아침 일기예보를 보니까 서해5도에는 호우경보가 내려 졌다고 해서 걱정이 되는구나.
태풍이 지나가면서 많은 인명피해와 함께 엄청난 재산 피해를 안겨다 주었다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을 통하여 오히려 백성들과 치리 하는 위정자들이 무언가
하늘의 경고로 받아 들이며 각성하고 단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데,
오히려 그러하지 못하고 계속 분열되어지는 모습을 바라 볼 때 답답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너의 편지는 잘 받아 보았다.
내용으로 볼 때 많이 힘이 드는가 보다마는,
그렇게 힘드는 가운데에서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은
힘든 그 시간 조차 네 스스로 에게는 수업 시간임을 명심하여라.
상관이나 고참병들의 행동 양태라든지 그들의 심리변화는
어떤 과정을 거치며 어떻게 변화되어져 나타나는지,
또한 네 스스로의 심리변화나 행동양식도 주변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화를 일으키는지 등등 충분히 연구하며 공부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아주 작은 물리력으로도 인간의 의지는
너무도 쉽게 꺾어질 수 있다는 것 등은 지금 네가 처한 그러한 조직 속에서만
실제 경험할 수 있는 것인 만큼 지금 시간은
네게 매우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는 것이란다.
아무튼 그러할지언정 그것을 수업의 기회로 삼을 따름이요
또한 국가에 대한 충성스런 사명감의 발로 일뿐,
어떠한 경우에도 영혼의 굴종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여라.
한편, 이곳 사회에서의 소식을 자유로이 들을 기회가 있는지 모르겠다마는,
미국 정부에서 우리나라 전투병력을 이라크에 파견하여 주기를 희망하여
그것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국론 분열양상이 나타나고 있단다.
나 개인의 의견으로는 적극적으로 이를 수용하여 파병하여야 옳다는 쪽인데,
그 근거로는 미국은 수많은 인명과 재산 희생을 감수하며 우리나라를 도운
우리의 맹방이라는 점이 그 첫번째요,
현재 북한 핵 문제로 인하여 미국측의 많은 지원과 협조를 구해야 하는
현실적 조건이 그 두 번째라 할 수 있겠다.
덧붙여 우리나라가 현재 휴전 중에 있는 나라인 만치 우리 군을 파병하여
그곳에서 실제 전투 경험을 쌓게 하여 훌륭한 군 지휘관 양성이라든지
훌륭한 전투 병력 을 양성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 또한
간과 할 수 없는 소득이라 할 수 있을 터인즉,
이러한 점에 대응하는 침략전쟁(?)에의 참여라는 이론에 따른 대의 명분 부족,
아랍권의 반발, 우리 군병력의 손실 등이 그 반대 의견으로 제시 되고 있지만
그 소득이 더욱 능가한다고 나는 판단한다.
이야기를 적어 나가다 보니 너무 딱딱하게 흐른 것 같구나.
하지만 너 또한 대한 남아로써 이 나라를 책임지고 나가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느니 만치 이러한 여러 가지 의견에 대해서
충분히 사고 할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니 흘려 듣지 말기를 바란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더 이상 비로 인한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아무튼,
이곳 걱정은 하지 말고,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념하기 바란다.
이만 줄이마.
내 아들…사랑한다.
2003.9.18.
사무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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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곡 : 박정수의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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