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 편지
하늘비
2003.09.18
조회 76
예쁜 편지지, 예쁜 일기장과 펜을 즐겨샀던 시절,
연애편지? 위문편지일까? 남들과 달리하고 싶어서 하얀 종이에 수채화물감, 파스텔로 그림을 그려 편지지를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내 사는 얘기로 군생활에 재미를 더해 주려고 노력 했었는데 그것이 사랑이였을까요?
삼계탕, 버너를 가지고 밤기차 타고 멀리 면회를 갔습니다.
열녀 났지요.(지금 생각하니 웃습기도 하고 그런 추억이 있음이 감사하기도 합니다.)
제 편지를 부대원들이 돌아가며 읽고 있다는 사실!!!
부대원들이 저를 꼬옥 한번 보고 싶었다고 많은 인사 들었습니다.

보낸 편지를 복사해서 한부씩 보관하고 그 편지에 맞춰 보내온 답장을 순서대로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보고 보아도 좋았던 그 추억, 편지가 한통이라도 있으면 올리고 싶습니다만,

교회청년회 여름수련회 가기전날에 마당 한구석에서 일기장, 편지, 사진 그를 기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태워버렸습니다.

단칸방에서 8남매와 부모님이 살아도 시 장학생으로 공부도 잘했고 당당, 씩씩했던 그 모습을 좋아했었는데,
“사람 사는게 다 그렇지, 결혼하고 애낳고 직장다니고 그러는거 아니야.”
제대하고 나에게 들려줬던 첫 말이였던것 같습니다.
꿈을 잃어버린 사람, 10년을 알고 지내던 그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저와의 인연이 아니였기에 그 한마디로 저를 돌아서게 했던거라 생각듭니다..
지금 소식은 알고 있지만 우연이라도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갖게해준 좋은 사람으로 영원히 기억하고 싶습니다.

비는 오지요... 숙제는 편지지지요. 생각나네요......

신청곡 - 사랑의 썰물, 아님 제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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