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거운터라 숙제가 늑장을 부리게 되는군요...
편지하면 저또한 할말이 많죠..
연애편지는 저녁에 써놓고 아침에 읽어보면 왜그리 닭살스럽고, 유치찬란하던지...부치지 못한 편지들도 많고...
지금의 남편과도 편지주고받기의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주고 받았죠..
특히 해외출장 가있는동안은 매일 편지지에 써놓고,,,
돌아오면 서로 건네받는 재미가 솔솔했지요..
그러다가 이메일이 생겨 메일로 주고 받으면서 프린트까지 해놓아 지금은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어요..
클리어화일에 각각 1권씩 잘 정리하여 보관하고 있어요.
그 중 한 편지를 글쓴이와 합의없이 올리고자 합니다.
다음달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인지...이 편지가 생각나네요.
부산의 병원에서 출산할 때 회사일로 인해 제곁을 지켜주지 못한 남편이 퇴원하는 날 새벽에 내려와서 건네준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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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나의 사랑 당신에게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고 기르는 것은 여자 혼자의 몫이 아닌 두사람이 함께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사랑스런 딸이 태어남에 있어 아빠가 한 일은 한가지 밖에 없네...
지난 열달의 시간도 당신에게 소홀하고 무엇하나 제대로 된 바라지를 한 것이 없는데 출산을 하면서도 당신혼자 모든 것을 이겨내게 했구나..나 또한 당신이 분만실에 들어가 있는 12시간동안 당신만큼은 아닐지라도 아파하며 당신에게 갈 수 없는 나의 현실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보배(지희의 태명)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으로 가슴이 벅차왔다.
당신을 향한 사랑, 기쁨, 건강하고 무사히 태어난 것에 대한 감사함, 당신 곁에 있지 못하는 미안함. 나를 이렇게 만든 현실에 대한 원망. 모든 것에 완벽한 당신의 또 하나의 결실에 대한 감탄, 그리고 고마움.....
무엇하나라고 꼭 집어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이런 마음으로 하루의 시간을 보냈다.
이것만 마치면 가는데,,,아니 저것만하면 갈 수 있겠지. 하며 보낸 시간이 또 하루가 지났다.
주위의 축하한다는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며 하루를 보냈다.
<중간 생략>
임신했을 때 잘못하면 아기낳을 때 곁을 지키지 못하면 평생 원망을 듣고 살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래 그렇게 해라..
지금의 이 잘못을 평생 당신에게 들으며 지금까지 못한 것 조금씩이나마 당신에게 갚아나가고 싶다.
지금처럼만 건강하게....지금과 같은 사랑으로 나와 함께만 해주기 바란다.
이 가슴속에는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무수한 말이 있는데 지금은 흥분되어 그런지 어떤 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다시 한번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와 건강하게 순산한 당신에게 못난 남편, 못난 아빠가 벅찬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사 랑 한 다 .......그리고 무척 보고 싶다
2000년 8월 19일
서울의 비내리는 충무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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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에는 서울에서 출산하려구요...
얼마나 빨리 병원에 도착해서 제곁을 지켜주는지 테스트할라구요
살다보니 서로에 대한 감정과 사랑이 무뎌지는건지..애정이 식어가는건지...가끔씩 생각해봐요..
처음 그 느낌처럼만,,,언제나 영원히 사랑했으면 합니다.
오늘도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기대를 하면서,,,
언제나 항상 추가열씨, 박강수씨, 정현씨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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