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머리가 훤하게 벗겨지신
남자선생님이 계셨어요. 담임선생님이셨는데. 그분과 저 사이에는 미묘한 썸씽이 있었답니다. 애들 말로는 "야~ 왜 선생님이 너만 이뻐하냐?
너한테 하는 거 보며는 이상하다~" 그러면서
질투를 하는 건지, 속상해 하며 툭툭 시비를 걸더라구요.
특히 여자애들 말이죠.. 동년배 의식이 강한 시기라.
그런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한 거지, 싶어요.
하루는 담임 선생님께서 "여러분 청소를 하는 거 보니까. 잘 못해. 걸레 사용하는 거나, 바닥을 쓰는 거나... 잘 들어요.
접어서 쓰고 다른 면을 또 써서, 아껴 써야지... 그리고 바닥 쓸 때는 한 방향으로 다 밀어 놓고 또 다른 곳에 가서 쓸어야지.
여기 쓸다 저기 쓸면 되겠어?" 저는 선생님이 설명해 준 대로
따라하면서 청소를 했죠. 그런데 선생님이 청소하는 저를 지긋이 바라보시면서 살짝 웃으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따라 웃으며
"왜요? 선생님?" 그랬더니. "아냐~" 그러시더라구요
그거를 보고 제 친구가 얘기를 꺼내다가
반 애들 입에서 입으로 (혹시 딸이 아니냐, 가족이 아니냐?,
돈 거래가 있지 않냐?)라는 말까지 귀에 들어오더라구요.
으앙? 웬 이것들이..... 그래서 저는 점심시간 마다
옆에 쪼르르르 앉아서 저와 말하고 싶어하는 애들 때문에
거의 매 시간을 밖에 나가서 놀지 못하고... 에잉 피구해야 되는 뎅! 요것들이 자꾸 피아노 쳐달래면서 꼬셔서
제가 음악시간에 반주를 했거든요. 선생님은 제가 잘하지 못해도
잘 했다고 수고 했다고,특별상 주는 곳에 뽑아 이름 올리시고 그러셨어요. 그리고 그 당시 애들끼리 뒤에서 말할 때
선생님을 자기 친구 부르듯이 부르고 있었는데
전 그게 참 못마땅했죠. 싫었고.
아무것도 아닌 당연지사를 애들은 부풀려 말하기 좋아하고
그 때문에 선생님이 청렴결백하다는 걸 알면서도
당하는 걸 보면 민망하고 죄송스러워서 혼났죠.
그래서 가끔씩 편지를 써서 선생님의 잘못이 아니다.
이렇게 하면 애들이 더 좋아한다.. 등등의 글을 써써 살짝 서랍에다가 넣어두곤 했어요. 그 때 선생님은 답장을 잘 주시지 않았지만 따뜻한 미소만은 잊지 않으셨어요. 아하! 가끔
어께를 딱 짚으시면서 "점심 맛있게 먹어라~" 그러시기도 하시고
전 알죠. 무뚝뚝하지만 정감있는 분이시라는 거...
그걸 알고 있는 제가 고마워서 예뻐하신 거란거...
고마워요. 김승택선생님! 그리고 애들은 애들일 뿐이에요.
너무 짖궂었던 그녀석들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시죠?~~
저도 그래요. 언제 동창회하면 꼭 갈게요..
머리가 커지는 책읽기@@ 신청곡 한스밴드의 선생님사랑해요
(베르베르 도서) 애들이 너무해
이슬아
200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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