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의 추억(1)
국민학교시절을 떠올려 보기로 한다.
우리집은 아버지가 섬유사업을 하셨었다.
동업자인 친구의 배신으로 해서 회사를 잃게되신 아버지는
매일 술로 세월을 사셨고 어머니께서 행상하시며 우리들의
육성회비며 생활비를 대시곤 하셨다.
언제나 어머니는 둥구나무 옆 실비집에계신 아버지를 모셔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시곤 하셨다.
"아부지 엄마가 오시래유".
늘 반복되는 나의 일상생활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얼큰하게 술에 오르신 아부지
"어디보자. 우리애기, 우리공주,우리셋째딸 이쁘기도 하지
아부지가 무능해서 미안구나.너무고생시켜서 미안구나"
그때처음 아부지의 눈물을 보았고 나도 모르게 뜨거운 그무엇이 가슴가득히 고임을 느꼈다.국민학교 3학년짜리의 첫 고뇌였다
아부지는 나를 위에서 부터 아래로 훑어보시더니
"아가야 나의 공주야 우리 읍내에 갈까?
시장구경갈까?"
아부지의 손을 잡고 버스를 타고 30분을 달려 읍내로 갔고 아부지는 "손을 꼭잡아야한다. 잘못하면 잃어버리가 쉽거든"
아버지를 놓지게 될까봐 손바닥에 땀이 흔건히 고여 찐덕이도록
꼭잡고 시장구경을하고 국밥도 먹고 한나절은 족히 돌아 다녔다
신발가게에 멈추신아버지 검정고무신을 싸이즈를 골라
신어보라 하신다.난 검정고무신 옆에 놓여진 꽃무늬에 나비리본이 붙여진 꽃고무신이 신고 싶었다.
"아부지 검정거 싫어유 꽃신 사줘유 야아~~
"아녀 이것이 질겨서 오래 신을수 있는겨.
난중에 아부지가 돈 많이 벌어서 운동화도 사주고 빨간 구두도
사줄거니께 오늘은 이거 사자꾸나".
신고있던 구멍난 고무신을 벗어들고 새신을 신고 좋아서 껑충껑충 뛰니 "그렇게 좋은겨"
" 좋아유 행복혀유"
'행복이 뭔지나 아는겨"
"그럼유 아부지랑 손잡고 시장구경도 하고 새신도 사줬잖아유"
그리고 난중에 구두도 사주신댔잖어유".
"그래 그런것이 행복이란다.서로 좋으면 그것이 행복이란다"
그날 아버지는 머리 핀도 사주셨고 리본도 사주시며
머리를 묶어주시고 그위에 리본을 달아주셨다.이마위 앞머리엔
예쁜 꽃핀을 꽂아 주셨다.
"우리공주 정말 이쁘네"
"아부지 정말 이뻐유?"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초저녁달이 정겹다.아부지의 등에 업혀 재잘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아부지의 흰고무신을 뽀얗게 닦아드리던 어린시절이 그리워진다
그날 이후로 아부지는 술을 들지 않으셨고 평생 자식을 위해 등이 휘시도록 고생만 하셨다.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시고
그자식들이 불려온 손주들을 보시며
"아가들아 너희들은 검정고무신을 아느냐"
우리 아들 하는말
"알아요 조선 나이키요."
우리들은 한바탕 웃었지만..아버지와 나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이렇게 말을했다
검정고무신은 사랑 이고 행복이며 아버지의 커다란 등이였단다.
문득이 4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진다.
지금도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다면 헤어핀이 받고 싶다.
그것만큼 정겨운 선물은 없을것만 같다.
내년 생일엔 친구 이정숙씨한테 머리핀 사달래야지..후후훗
아니면 옥수수를 사들고 가게온 정 귀임 언니한테 사달랠까?
정수라 --------아버지의 의자
김경호----------아버지
이수미----------아버지
검정고무신AND조선 나이키
빨간여우
200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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