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내일 토요일에 저의 하나밖에 없는 언니가 결혼을 하거든요.
송지아
2003.10.17
조회 39
저는 가요속으로를 매일 듣는 애청자입니다.
언젠가는 나도 꼭 한번은 참여해봐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사연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기쁘고도 슬픈 일이 있습니다.
바로 내일 토요일에 저의 하나밖에
없는 언니가 결혼을 하거든요.
언니와 저는 연년생이예요. 어렸을때 시골의 외딴터에서 자랐기 때문에 언니가 가장 좋은 친구였죠. 그래서 전 언니가 "너랑 이제부터 안놀아" 라고 말하는 걸 제일 무서워했죠.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않아 언니랑 싸우는 일도 많았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다가 또 금방 풀어지고... 한번은 엄마가 둘이 너무 자주 싸운다고 언니는 외할머니댁으로, 전 할머니댁으로 보낸적이 있어요. 저희는 서로가 보고싶어서 얼마있지 않아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죠.
저희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이 다녔어요. 늘 언니가 모범생으로 잘해주어서 전 언니의 모습만 보고 따라가면 됐죠. 늘 생각해요. 아마 언니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반듯하게 자라지 못했을꺼라고. 많은 부분을 의지했습니다.
그러다 언니는 춘천으로, 저는 대전으로 대학을 갔습니다. 처음으로 다른 학교를 다녔죠. 그때부터 저희의 생활방식이 달라졌어요.
4년의 대학생활을 접고 서울에서 둘이 자취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저희는 또 티격태격했습니다. 언니가 느리고 게으르고 건망증이 심하고 밖의 일에 많은 신경을 쓰는 바람에 집안 일엔 소홀했어요. 그래서 전 늘 잔소리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언니는 이제 저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며 좋아하는데 저는 아무리 지지고 볶고 했어도 언니가 시집을 간다는게 많이 서운하고 믿겨지지 않네요.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
제가 1년 전부터 직장을 지방으로 옮기는 바람에 저흰 또 떨어져서 지냅니다. 그렇다고 언니가 저의 잔소리에 벗어나진 못했죠. 주말마다 가서 언니를 괴롭히거든요.
저희집은 부모님께서 해외에 나가 계시는 관계로 언니와 남동생이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고 전 지방에서 따로 지내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언니가 시집을 가는게 멀리 가버리는 것처럼 느껴져서 슬퍼져요. 어떻게 생각하면 새식구가 들어오는 것인데..
언니는 결혼후 전북 부안으로 내려갑니다. 형부의 일터가 그곳에 있는 관계로... 그럼 이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더 줄어들겠죠?
요즘 부쩍 외로움을 많이 느낍니다.

유영재씨~~
제 맘도 모르고 저의 잔소리에서 벗어난다고 좋아하는 저희 언니에게 좀 전해주시겠어요?
언니, 그동안 언니 마음 아프게 하고 언니를 배려하지 못했던 것 미안하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야 돼. 알았지?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은지원의 만취 in MEL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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