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을 앞에 놓고 젖어드는 추억은 커피 색처럼 진하다.
색만 진하지 한숨 한 스푼에
온기는 어느새 차갑게 식어버린다.
사람들이 잘 의식하지 않아서 그렇지 단맛은
식은 커피가 더 진하다.
시간도 우려 넣고, 한숨도 우려 넣고,
빈 눈길로 오래 휘저었으니
마냥 우러난 커피가 더 단 건 당연하다.
달콤한 커피의 속 맛이 사실은 쓴맛인 것처럼
사랑의 달콤함은 알아도 그 고통은 모르는 자,
그들을 우린 철부지라 한다.
마음껏 주고 싶은 게 사랑이면서도
죽기 전에 진정한 사랑을 꼭 한번쯤은 받아보고 싶다.
늘 갈망하면서도 늘 변하는 게 또한 사랑인 듯,
사랑은 의지를 피해 제멋대로 가기 일수이다.
처음엔 잘 모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내가 희망하고 간구 하는 대로 흐르지 않기 일쑤이다.
역시 상대가 있기 때문일까?
사랑이 감정의 포로가 되어 의지를 앞서갈 때
우린 사랑의 지배를 받기 시작한다.
거의 모든 사랑의 역사가 거기서 시작되는 것 같다.
사랑처럼 보이는데 사랑이 아닌 것도 많다.
뜨거울 때의 사랑이 식어지면 미움이 되기도 한다.
정형도 없는 사랑의 모양에 우린 엄청난 집착을 한다.
사랑이란 역시 살아있는 생물에게나 허락되는 생명의식이니까,
사람을 크게 성장시키는 사랑이면서도
사람을 일거에 망가뜨리는 능력도 있다.
사람에게 가장 많은 행복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가장 많은 눈물을 요구하기도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난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는
속다짐을 했었다.
그걸 까맣게 잊어버리고 이렇게 다시 사랑타령을 하고있다.
내가 한심하단 것을 나도 안다.
누구의 마음이 열려만 준다면 그래도 난 누구를 사랑할 것이다
신청곡 커피한잔
커피 한 잔, 한숨 한 스푼
마네킹
200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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