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
뱃살공주
2003.10.22
조회 73
실연의 아픔이라면 어디 이한번 뿐이였겠습니까마는, 뒤늦게 깨달은 사랑이였죠. 남자가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막연히 그와 결혼을 하겠지 하고 생각을 했어요. 말 그대로 막연히...삼사년 이상을 만나오면서 긴 시간동안 서로 좋아한다거나 보고 싶었다거나 말한적이 없었던 우리. 우리는 그냥 말이 없어도 느낌만으로도 통했죠. 아니,만약 보고 싶었다고 한마디라도 했다면 우리는 어떤 사이가 됐을까요..... 천방지축에 왈가닥인 나를 늘,못 마땅한 눈초리로 바라보던 그는 길가다 우연히 만난 사이였습니다. 제 뒤를 졸졸 따라오면서... 한번만나 줘요.울랄랄라 였죠.ㅎㅎ 그는 넉살이 좋고 유들유들 달변가였는데...느끼하게 말 많은 그의 첫인상 때문에 처음 만난날부터 재수없는 남자라고 여겼지요. 한마디도 하지않고 그를 보냈습니다. 그나마 인상이 좋은 편이였어요. 또,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과묵하고 신중한 사람이데요. 아뭏튼,그것을 빌미로 우연을 가장해서 그는 시도때도 없이 친한척을 해댔고, 제가 사는 동네를 기웃거리고 다녔어요. 저는 그럴때마다 뭐가 뒤틀렸는지 툴툴 거렸고... 우리는 만날때마다 견원지간 사이가 되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운정이 촘촘히 들어버렸고, 각종 모임이 있으면 함께 다녔고 내 시야에서 그가 없으면 견디질 못했습니다.우정이 아닌 이성의 감정이 서서히 자라기 시작했지만, 내색은 할수가 없었어요. 내색할수 없었던건 순전히 제 자존심 때문이였겠지만, 다정한 친구처럼 보일려고 애썼고 좀더 진한 우정이라 굳게 믿으며 긴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언젠부터인가.... 한동안 소식이 없던 어느날 그는. 저에게 찾아와서 짧은 만남이지만 평생을 함께 하고픈 여자를 만났다고 했어요. 그런 말을 뒤늦게서야 하는 남자의 마음도 알수 없었지만, 듣던중 반가운 소리네....하고 저도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후 일년이 지난뒤 남자의 결혼소식을 접하고서야 철저한 우정속에 가리워진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좋아한다고 보고 싶었다고 한마디라도 해볼껄 하는 후회도 했지만,그리움만 가득 키운 채... 지금도 어딘가에서 잘 살아가고 있을 그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춘천가는 기차 듣고 싶네요.김현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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