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데우스 신청합니다.
한은미
2003.10.28
조회 31
가을로 온세상이 그득합니다. 분주한 일상은 이런 가을을 제게 용납하지 않는 듯하여 속상했던 요즈음의 나날.이런 가을을 채 느끼기도 전에 그렇게 계절이 가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으로 내내 들끓고 있던 시간들이었지요. 어느 날 문득 펴 본 글 속에서 그만 제 간절한 그 리움을 읽었답니다. 판화가 이철수씨의 글입니다.

혼자 오세요.
세상이 온통 늦가을인데 어디서 무엇하다 다 늦은 이제 오느냐고 하겠습니다만 아직 늦가을 아름다움이 남아있습니다. 가다가, 바람있고 말라버린 풀섶에 가을국화가 선명한 자리 보이거든 어디라도 좋습니다. 내리세요. 그리고 걸어보세요. 갈대 따위 꺾어 들지 말고, 단풍잎 따위 줍지 마세요. 어리석은 사람처럼 가을을 훔치려 들지 마세요.

가을은 가만히 두고 당신만 걸어가시라고요. 걸어서, 가을 깊은 데 가보세요.그렇게 걷다 보면 언덕도 만나고 개울도 만나겠지요. 지난 여름 소란이 다 가시고 조용해진 개울물에는 주변 풍광이 가만히 와 있습니다. 그 곁 키 큰 나뭇가지 끝에 마른 잎 몇 장이 아직도 매달려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가을 좋은 연극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으로 '아마데우스'를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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