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론가 실려가는 군대 트럭에 앉아 지나쳐 가는 길을 쳐다봅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 까요?
웬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에,
제발 이것이 꿈이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이내 청춘을 트럭에 실어 저 멀리 사라져가는 길만 하염없이 쳐다 봅니다.

행복 끝 불행시작~`
머리하나로 지구를 떠받치는 이 순간.
군대란게 왜 있어야 하고, 왜 나는 남자로 태어났을까 하는… 부질없는 한숨 속에
그저 몸 건강히 제대하라던 어머님 얼굴만 계속 떠오릅니다.

새벽녘에 눈을 좀 붙여보려고 모포속에 기어들어가 벌벌 떨다가 겨우 겨우 잠이 들면 어김없이 야속한 기상나팔이 흘러나오며
또 다시 지옥 같은 하루가 시작되던…
정말 죽고만 싶은 생각에 이불 속에서 울먹이던
그때 그 시절이…

사회에선 양말 한 번 빨아본 적이 없었는데…
고참들 빨래까지도 모두 빨아야 했던…
진흙물로 얼룩진 전투복에 비누칠을 하다가,
문득 어머니 생각이 떠올라 핑 도는 눈물을 참아야 했었던
그때 그 시절이…

누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 같은 거지같은 옷들이
다 마를 때 까지 지키고 있어야 했던...
뜨거운 태양 볕에 땀을 쏟아내며,
빨래보다 내 몸이 먼저 타버릴 것만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이..

[야간초소근무.]
적군보다 더 무서운 건 뒤에서 나를 감시하는 고참입니다.
피곤하고 졸려서 쓰러질 것만 같고,
총을 든 팔이 시리고 저려서 미쳐 버릴 것만 같지만
적군이 아니라 고참이 무서워서 정신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휴가가는날...]
군대냄새를 말끔히 씻어버려야 합니다.
한겨울 찬물이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검게 탄 살갗이 벗겨질 정도로 씻고, 씻고 또 씻고…
지긋지긋한 군대와 징그러운 고참들을 벗어나
잠시 동안 모두 안녕입니다.

[군대축구....]
이등병이 일병이 몰고 오는 공을 막아내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일병이 상병에게 패스하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병장의 핸들링을 보고 상병이 반칙이라고 항의했다가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고무신 뒤집은 그녀...]
그녀에게 편지가 왔습니다.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이별 통지서였습니다.
이제 1년만 더 기다리면 제대인데 어떻게 이럴수가…
그녀만이 이 힘든 군대생활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는데 어떻게...어떻게 이럴수가…
당장 그녀에게 뛰어가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애꿎은 담배만 물고 멍하니 서 있습니다.

[제대를 앞두고....]
내게도 제대하는 날은 오고야 말았다.
앞으로 한달 뒤면 난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두려움 반, 셀레임 반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기분을 그 누가 알겠는가.

[드디어.. 전역...]
드디어 제대하는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모자에는 전역을 상징하는 개구리마크를 박았습니다.
제 자신 스스로가 너무도 대견스럽습니다.
3년간의 댓가로 훈장을 탄 느낌입니다.

내일이면 제대랍니다.
지긋지긋한 이 국방색 모포도,
지긋지긋한 이 군대냄새도,
지긋지긋한 이 내무반풍경도,
이젠 모두 영원히 안녕입니다.
참 우습지 않나요? 막상 떠나려니깐 -
아쉬움, 섭섭함, 그리워 질것 같은 느낌이 드려고 하네요.
이런 기분 일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말이죠.
지금 당신 앞에는 어떤 길이 놓여있나요?
그 길을 통과할 준비는 되어 있나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많이 두렵나요?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길을 당당하게 맞이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구요?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놓여진 '길' 이니까요.
☜☞
세월의 흐름속에 묻혀진 흑백사진속의 진~한 풍경들...
추억어린 이야기들...
남자들만의 세상이야기이지만,
들여다 볼수록 풋풋한 인간애가 느껴지기에...
지난번 못다 올린 [군대편]에 이어 다시한번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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