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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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31
조회 142


남자친구가 있는걸 알고 대쉬했던 우리신랑...
저랑 연인이 된 뒤로는.
저의 집에 놀려와서는 책상앞을 떠나지 않는 거에요.
몇년 묵은 남의 노트며 서랍속을 뒤지기 좋아하더라구요.
저도 내심 저 남자가 뭘 발견하려나 싶어 불안했지만,
곁으론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결혼을 했지요.
그런데 제가 원래 낡고 오래된 물건에 집착하는 버릇이 있어요.
사춘기 시절부터 모아둔 사진이면 편지들이 처치 곤란이데요.
그래서 무슨 보물단지 모시듯이 껴안고 시집을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짐 정리를 하다가 남자친구랑 놀려가서 찍은
몇장의 사진을 결국 신랑한테 들켜버리고 말았어요.
그중에서도 제가 입을 함지박하게 벌리고 서서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남자친구랑 찍은 사진 앞에서는
시선을 뗄줄 모르더군요. 아차! 싶었지요.
당장 버리라고 하길래 버리는 척 하다가 꼬불쳐 뒀습니다.

그 뒤로 티비에서 배용준(사진속의 남자랑 비슷)이 잘나가던 때는
누구랑 닮았더라...그러면서 배용준이랑 비교하지를 않나.
모방송에서 "결혼"이라는 드라마가 한창 줏가를 올리고 있을때,
유호정이 옛애인을 버리고 딴남자한테 시집가서 방황하는
씬이 나오면....너도 저러냐.....그러지를 않나.
그럴때마다 저야 눈썹하나 까닥하지 않고 말대꾸를 해줍니다.
아고, 배용준 보다 훨씬 났지.그걸 말이라고 해!.....그러든가,
유호정 심정 충분히 이해하지.......하고요.
저의 신랑 그렇게 속좁고 비굴한 남자가 아니란걸 잘 알고 있었거든요
이제는요.
애 둘 낳고 완전히 자기 사람이 됐다고 여겨서인지....
아니면 신혼시절의 열정이 식어서인지... 오히려 제쪽에서
배용준이 요새 안나오네.....하고 손수를 치면,
콧방귀도 안낍니다. 그 이유때문인지 배용준을 싫어했으니까요.

그런데 그 사진을 버렸냐구요.천만에요.
신혼시절 신랑이랑 엄청 싸우거나 삐질때 한번씩 들여다보니
위로가 되데요,그나마 이사를 두서너번 다니고나니
그 보물단지로 여기던 상자도 이제는 짐스러워졌어요.
파파할머니가 되어서 추억을 곱 씹으며 꺼내보면 모를까나...
지금은 쳐다보기도 싫어졌습니다.




이상우의 비창...


날씨가 좋네요.
10월의 마지막날 유가속과 함께...행복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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