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꼭 월요일이면
최미란
2003.11.05
조회 88
참 오랜만에 숙제합니다.
범생이가 땡땡이 치기 시작하니까 헤어나오는데도 시간이 걸리는군요.
그동안 숙제 주제가 나와는 먼 거리의 이야기들이라..
바쁘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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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학교는 월요일 아침 꼭 운동장에서 애국조회를 합니다.
월요일.
휴일에 놀아본 몸이 말을 잘 듣지 않아
찌뿌둥하고 공연히 머리도 아픈것 같고 그러잖아요.
그렇지만 조회 서는 날은 지각할 수가 없어요.
운동장에 아이들과 교장 선생님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까지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데 그곳을 차를 몰아 들어가기란...

자꾸만 꼬이기 시작한 그날도 월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의식행사가 있는 날은 정장 차림으로 출근을 해야기에
스커트와 쟈켓을 입고 스타킹을 신었습니다.
매끈한 종아리를 쓰다듬으며 쓰윽 말아올리는 순간
'틱'
아뿔사 새끼 손톱에 걸렸습니다.
줄이 튕기고..
출근시간 1,2분이 아까운 이 순간에...
에고 에고.
새로 찾아 신으려고 뒤적뒤적.
맘에 드는 색깔이 없어서 투덜투덜.
대충 찾아 신고 후다닥 현관문 잠그고
아~ 뭔가 빠뜨린것 같은데.
그렇지 핸드폰!
그냥 갈까, 아냐 없으면 불편하지.
다시 방으로...
그 사이 시간은 또 흐르고.
주차장에 내려가보니 아니!!!!
내 차 앞에 떡 버티고 있는 저 차는...
연락처도 없고 핸드브레이크도 잠기고
정말 미치고 팔딱 뛰겠더라구요.
경비실로 달려갔습니다.
뉘 집 차인지 빨리 연락해서 빼 달라고.
5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도 않더니 어슬렁어슬렁.
남은 속 뒤집히는 줄도 모르고...
치밀어 오른 화 꾹 참았습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인상쓰고 싶지 않아서요.
급히 시동 걸고 출 발~
어쩌면 그렇게 신호등마다 다 걸리는지...
위반하고 쌩 달려 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민주시민
대한민국 초등학교 교사.
이 타이틀 때문에 또 참았습니다.

눈길은 자꾸만 시계로 향하고..
8시 20분.
아직 여유가 있었습니다.
넉넉히 10분안에 학교에 도착할 수 있는 장소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차가 멈추기 시작하더니 움직일 줄을 모르는 겁니다.
지하차도안에서 사고가 났나 봅니다.
아, 지하차도로 가면 안되겠구나 싶어 얼른 차선을 바꾸었습니다.
휴우~ 이 곳은 더 심한 정체.
발이 저리고 진땀이 송글송글.
시간은 자꾸 흐르고 40분. 아! 조회 시작 시간입니다.
포기할까...
그래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손도 들어 보고 (양보를 바라며)
다른 운전자들 꿈쩍도 안하더라구요.
-너만 바쁘냐? 나도 무지 바쁘다-
뭐 이런 거겠지요.
겨우겨우 빠져 나와 학교에 도착하니 8시 50분
교장 선생님의 지루하고 긴 훈화가 시작 되었나봅니다.
참고로 우리 학교는 운동장 진입할 수 있는 문이 한곳 밖에 없습니다.
주변에 차 세워 둘 곳도 없고...
얼굴에 철판 깔고 들어갔습니다.
정확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우리 교장선생님
눈이 찌푸러졌을겁니다.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지각한 그 날.
영원히 잊지 못할겁니다.

그후에도 월요일 출근 시간에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다 적자면 재미없는 이야기로 밤 샐 것 같아 이만...

지금도 월요일 아침이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섭니다.
교통 체증과 그 밖의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날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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