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능금이 먹고 싶습니다.
유년시절 과수원으로 능금
서리하러가는 형들을
따라 간적이 있었습니다.
대개의 과수원에는 무지하게 큰 개를
기르고 있는데 마구 짖어대는 통에
접근이 쉽지가 않았는데
그래도 용케도 살금 살금 사과를
잘도 훔쳐(?)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난 조금 어리숙 했었는지
과수원 주인에게 걸핏하면
붙들리기 일쑤였었지요.
그러면 주인 아저씨로 부터
한참이나 혼나고 난 후
아저씨는 벌로써 넓은 마당
주변 청소를 시키곤 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청소를 마치면
아저씨는 반바지 춤으로 끼워 넣어진
런닝셔츠 자락을 끌어 올려 붙들게 하고
거기에다 떨어진 능금을
하나 가득 채워 주곤 하셨지요.
힘든줄도 모르고 신이나서
마을로 돌아 오는길에 동구밖 길 모퉁이
바위에 걸터 앉아 깨물어 먹는 그 사과 맛이란
어쩌면 그렇게 달콤,새콤할수가 없었답니다.
특히 약간 썩어 있는 사과는
달콤 하기가 더 유난 스러워
몇개를 먹는지도 모르고 줏어 먹어버려
런닝셔츠 자락에 가득 담겨져
축 쳐져 무겁던 것이 어느 틈에
훌쩍 줄어들어 가볍게 만든답니다.
이 아침에 갑자기 그 능금이 먹고 싶지만...
이젠 이빨이 별로 튼실하지가 못해
함부로 깨물어 먹지를 못하니
조금 서글픈 마음마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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