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아니라도 좋다. 쪼금 내리는 척만이라도.
김윤경
2003.11.17
조회 71
이맘때쯤이면 첫눈을 봐야 겨울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예전 초등학교 그때는 눈이 많이 내렸던걸로 기억됩니다.
아침에 대문을 열었을때 하얗게 길을 덮은 눈을 보면 학교 가는 것을 접고 싶었습니다.

고개 넘어 불어오는 찬바람을 맞으며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고 조심조심.. 지각을 하든지 말든지 대나무 스키 타는 개구진 아이들, 어디서 날아오는지 뒤통수를 치는 눈덩이들. . 제가 겁쟁이 였거든요.

하얗게 쌓인 눈을 치우기 위해 운동장에 모여선 눈싸움하고, 눈사람 만들고, 짖궂은 남자아이들 때문에 우는 여자친구들, 흠뻑 젖어 눈을 치운건지 눈밭에서 구르다 온건지...
그시절, 그계절이 그립습니다.

요즘은 교실마다 히터가 있지만 그때는 한반에 정해진 양의 나무를 받아다가 한반 친구들의 몸을 녹이고, 도시락과 뜨거운 물을 데워줬던 난로, 가끔은 집에서 가져온 고구마, 감자를 구워서 먹기도 했습니다.

운동장에서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위해 들어선 교실에 난로를 지키고 있던 친구가 울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난로를 지키기 위해 당번, 아니면 몸이 불편한 친구 한명은 교실에 남아 있었습니다.

난로를 지키며, 그 따스함에 매료되어 “난로야 사랑해” 껴안았다가 스웨터 앞이 몽땅 녹아 버렸던 친구는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참으로 순수하지 않습니까?

지금보다 저희 자랄때가 더 춥지 않았나요? 그랬어도 감기 때문에 조퇴하는 일은 없었는데... 저희 딸 감기 걸려서 토요일 조퇴하고 주일은 하루종일 앓다가 오늘 학교 갔습니다.

딸아이도 나중에 그리워 할 수 있는 좋은 추억들을 담으며 예쁘게 건강하게 자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함박눈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쬐끔 내리는 척만이라도 하는 무거운 하늘을 보고 싶습니다.

유가속 가족여러분 건강한 겨울 되시고요, 빨리 첫눈을 봤으면 합니다.

에버랜드 초대권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정석씨의 “함박눈이 온다구요.....”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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