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상황을 기억할 수 없지만 어머니께서 사실감 있게 말씀하셔서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제가 다섯 살때 어머니께서 연년생인 저와 남동생을 데리고 시골 외할머니댁을 다녀오시면서 있었던 일입니다.
서울역에서 전철타고 제물포역에서 내리셨답니다.
날은 어두워지고 기온은 차고 집에 빨리 가야 겠다는 마음으로 버스정류장에 섰는데,
타야할 버스는 사람이 가득 만원이였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머리에 보따리를 이고, 우리 남매를 데리고 버스를 타시려는데,
모르는 아저씨가 먼저 저희 남매를 안아 태우고 안내양은 저희 남매를 안으로 밀어 넣었답니다.
어머니께서 타시려고 하니까 “아줌마 다음 차 타세요. 오라이 ··” 꽝!꽝! 버스를 향해 아이들 탔다고 소리 치시는 어머니를 외면하고 출발 했답니다.
빨리 택시를 타고 버스를 쫓아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택시를 찾는데,
바로 버스가 와서 종점가면 만나겠지 하고 타셨답니다.
종점에 도착하니 우리 남매가 탄 버스보다 어머니께서 타신 버스가 먼저 도착해 저희가 탄 버스를 기다리셨는데 우리가 보이지 않더랍니다.
안내양에게 애들 어디에 있냐고 물었더니 오다가 중간에 내려 놨다는 겁니다..
안내양에게 따질 정신도 없이 내려 놨다는 곳으로 갔는데 아이들은 보이질 않고
사람들에게 물어도 아무도 못봤다고 하니 하늘이 노래지며, 아버지한테 혼날일이 먼저 걱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보이는 애들이 모두 내 애처럼 보였다는 어머니, 제물포역에서 버스종점까지의 거리와 파출소 헤매며 우리 남매를 찾으셨다는 어머니,
밤이 되어서 찾은 외진 파출소. 콧물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던 우리 남매, 손에는 시골에서 가져온 단감이 하나씩 쥐어져 있었답니다.
저희를 보고 숨을 몰아쉬는 어머니를 보고 경찰아저씨
“아주머니 아이들 잃어 버렸으니까 벌금 내세요.”
그때 상황을 생각하시면 지금도 놀란 가슴을 쓰러 내리십니다.
어머니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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