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 전 이맘때 일이 생각납니다.
부엌에 불을 때서 물을 데우고 밥을 짓곤 했지요. 형님은 어머님이랑 장에 가시고 어린 조카와 저희 두 아이를 데리고 집에 있었습니다. 불을 때고 난 뒤 빨갛게 단 숯불을 모아 그 위에 고구마를 구워 아이들에게 주려고 아궁이에 불을 지폈는데 바람이 불어서인지 연기가 많이 났습니다.
어쨌은 까맣게 탄 고구마 껍질을 벗겨 조카와 아이에게 먹이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귀가하셨습니다.
그을음이 잔뜩 묻은 천정을 보시더니 '당장 천정에 묻은 그을음과 솥단지와 부엌의 그을음을 닦아내라'고 호통을 치셨습니다.
서운하기고 하고 죄송스럽기도 해서 눈물을 훔치며 그을음을 닦으려 했지만 닦을수록 그을음이 번질뿐 깨끗해 지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 부엌칠을 다시 해야 겠다며 그만 두라고 했을 때 전 숨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오늘 고구마를 사다 팬에 구우면서 시어머니 생각을 했습니다. 철없는 며느리 때문에 속상한 적이 많으셨을 어머니가 오늘따라 많이 보고 싶습니다.
신청곡: 계절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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