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가 다 끝나고
집집마다 처마 밑에
줄줄이 엮은 무시래기가 몇 다발씩 걸려 있고
담장 위에 미처 걷지 못한 마른 호박덩굴이
하얗게 서리를 뒤집어쓰는
평화로운 초저녁...
저녁을 먹고 난
우리 오남매는 모두 한 이불 속에 시린 발을 집어넣고
쎄쎄쎄를 합니다.
아침 바람 찬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
우리 선생 가실 적에 엽서 한 장 써 주세요.
...
구리구리 짱
어떤 ~ 손.
와글와글 까르르
"조용히 혀라.
이것 좀 듣게!"
엄마는 일곱시 연속극 시간만 되면
'끽' 소리도 못하게 하셨습니다.
"아이고, 어쩌끄나.흑흑~"
그래도 우리는 모기만한 소리로 계속합니다.
그러다보면 또 목소리가 커지고 결국은 동생의 울음보가 터져
우리는 추운 문 밖에서 벌을 서거나
공부하라는 호통에 책을 펼치곤 했습니다.
오늘 갑자기
그 옛날 추억의 한자락이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추억의 수업시간이 있어서 그런걸까요?
네시를 기다리며
음악 신청합니다.
그대 떠난 빈 들에 서서.
코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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