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금요일)
이애자
2003.11.26
조회 49
제가 7살이던 겨울에 엄마께서는 한글을 못깨우치고
학교에 보내야하는 절 무척 안타까와 하셨습니다.
그러던 차에 저희동네에 쪽방과외선생님이 계셨었는데요, 그선생님께서 저희집어려운 사정을 들으시곤 그냥가르쳐 줄테니,
당장 내일부터 쪽방으로 나오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엄마손잡고 처음선생님을 뵈러갔을때,
비쩍마르고 촌스럽기만 했던 절 선생님께선 `이쁘다`며
덥석안아 뽀뽀를 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엄하기만 한 아버지께 느낄수 없었던 까슬까슬한 턱수염의
느낌을 처음 느껴본 때였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선생님은 제게 따스하게 한글을 가르쳐주셨고,
그결과 전 한달만에 한글을 뗄수가 있었습니다.
가끔씩 선생님은 받아쓰기시험을 누런시험지에 보곤하셨는데,
시험지에 빨간색 색연필의100점 숫자가 보이는 날이면,
전 또 여지없이 선생님의 뽀뽀를 받으며`잘했다`는 칭찬을 듣곤
했었는데요,어찌나,그때는 턱수염의 까슬함이 싫었던지,
선생님 뽀뽀를 안받으려 웃으며 도망치곤 했답니다.
그때제가 처음선생님뵜을때 연세가 30대 전후같아보였으니까,
지금쯤은 70세 전후반 되셨을것 같은데요,
문득 오늘 두바퀴 숙제과제를 보노라니,
그때 과외선생님 생각이 나서 이렇게 처음 두바퀴 숙제를
하게되었습니다.
성함조차도 생각나지 않는 보고싶은 과외선생님!
지금쯤 많이 연로 하셨을텐데,
건강하신지요?
선생님덕분에 그래도 그때당시 전 받아쓰기 시험에서 곧 잘 100점을 받았음에도, 선생님 한번 찾아가뵙지 못한것이,
지금 생각해보니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그땐 그리도 까슬까슬한 선생님의 턱수염이 왜그리 싫던지요..
선생님께선 제게 사랑하는법도 그때처음 가르쳐주셨던것이온데,
철부지 전 선생님의 마음을 너무도 몰랐던 듯 싶습니다.
이제와 저도 자식낳고 살다보니,선생님마음을 알듯 싶습니다.
아무쪼록 선생님!
어데 계시던지,건강히 오래오래 사시길 두손모아 주님께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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