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전북 순창 동계국민학교 3학년 3반 우리 담임선생님이셨습니다. 그렇게 키가 컸던 것도 아니고, 눈이 부실 만큼 예뻤다는 느낌은 남아 있지 않지만, 저는 그 선생님께 받은 사랑과 가르침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한 번은 저와 같은 동네에 살고 먼 친척이 되는 같은 반 친구 지예와 제가 둘이서 머리채를 잡으면서까지 싸운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수수깡 안경'이라는 동시를 써서 냈는데, 그 시가 좋으시다면서 판넬로 만들어서 교실 벽에 걸어놓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친구 집에 놀러가서 그 집 책꽂이에 꽂혀 있던 동시집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같은 제목의 비슷한 시가 그 책에 있었던 것이지요. 자기 책 보고 베껴 썼는데, 제 이름으로 시를 써서 교실 벽에 걸렸다고 친구가 트집을 잡았고, 저는 똑같이 쓴 것이 아니라 그 시를 참고해서 내 느낌을 시로 쓴 것이라고 우기면서 그렇게 살벌하게 교실 안에서 싸움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둘이 울고 불고 머리채까지 잡아당겨가며 싸우고 있는데, 선생님이 막 들어오셔서 둘을 선생님 책상 앞으로 불러 세우시고는,
'너희들 같은 홍씨끼리 그렇게 싸우면 어떡하니? 선생님도 홍씨인데 너희들이 그렇게 싸우면 선생님이 속상하잖아. 어서 화해해라.'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와 친구가 화해를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조카처럼 자식처럼 여기시면서 둘 사이의 싸움을 말려주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지금 그 친구 지예는 결혼해서 딸 하나 낳고 일본 교토 시가껭에 살고 있습니다.
짧은 퍼머머리에 안경을 쓰시고 동그랗고 통통한 얼굴로 활짝 웃으시며 아직은 코흘리개였던 아이들에게 의적 '로빈훗'이야기를 집에 가기 전에 항상 조금씩 재미있게 읽어 주셨던 선생님.
그 때 그 얘기를 얼마나 재미있게 들었는지 모릅니다.
반 아이를 두 팀으로 나누어 백설공주 연극을 하게 하셨습니다.
왕비역을 맡았던 양재석이라는 남자 아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1학기를 재미있게 우리를 가르치시던 선생님이 갑자기 우리를 떠나셨습니다. 갑자기 담임 선생님이 바뀌자 선생님의 빈자리는 너무 컸습니다.
선생님이 결혼하시면서 전근 가신 곳은
전남 진도군 임회면 석교리
라는 주소밖에 기억나지 않습니다.
4학년이 되고 6학년이 될 때까지 선생님께 편지 쓰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답장을 받아서 고이 간직하고 있었는데, 중학교 1학년 때 문집 만들 때 선생님의 편지도 넣어 두었었는데, 지금은 찾을 수가 없네요.
그 코흘리개 쌍둥이 수정이가 지금은 딸 둘, 아들 하나의 엄마가 되었답니다. 내년이면 제 큰 아이가 저의 그때 그 시절이 되어가는 세월이 흘렀네요.
지금 어디에 계시는지 정말 뵙고 싶네요.
아마 지금은 50이 훨씬 넘으셨을 것 같은 홍미혜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두바퀴 숙제] - 보고 싶은 홍미혜 선생님
홍수정
200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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