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는 여고시절 나와 단짝 친구였습니다.
내가 34번 그 친구가 35번이었고 그 친구는 반장,
나는 부반장으로 활동했었습니다.
지금도 그 친구가 너무 그립고 보고 싶은건 그시절의
약속때문입니다.
학창시절 그 친구는 자신에게 있는 남편복 자식복을 다 내게
준다며 엄지와 검지를 이어 동그라미를 만들고 그 속으로
입김을 '후' 하고 불어 넣더니
"만약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지금 불어 넣은 이바람을 찾아올께"
하고 말하더군요.
저는 그냥 웃으며 들었지만 그 친구의 얼굴은 사뭇 진지한
표정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갓난아기때 심한 화상을 입었는데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얼굴을 제외한 온몸에 큰 흉터가 남았습니다.
그때문인지 그 친구는 언제나 결혼에 대해서는 아예 포기한
사람처럼 얘기한 적이 많았지요.
무척이나 다정했던 그 친구는 하교길에 내가 먼저 버스에
올라탈 때면 내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그 자리에 선 채 손을
흔들어 주었답니다.
당시 나는 등을 보이며 가는것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가끔 그런 내가 야속하다며 애교섞인 불평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 결혼을 아주 어렵게 했습니다.
동성동본인 남편과 저는 양가의 반대속에서 1년이상을 눈물을
보내다 남편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결혼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지요.
이제 와서야 이러한 것들이 그때 그 친구가 내게 빌어준 약속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친구에 대해 들은 마지막 소식은 유부남이었던 직장 상사가 그 친구를 너무 좋아했는데 그일로 괴로워하던 그녀는 급기야
사표를 냈다는게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말았지요.
그게 벌써 십여년전의 일입니다.
많은 아픔을 간직한 나의 친구, 백발이 되어서라도 꼭
한번 만났으면...
그리고 친구의 아픔과 상처를 함께 나눌수 있었으면 합니다.
"친구야 다시 너를 만나면 이제는 내가 네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손을 흔들어 줄께"
어디에 있는지 너무나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중앙여고 2학년 4반 35번 이이화 어디있니?
너무나 보고 싶구나, 연락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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