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틈에 또 한 해의 창문이 닫히려 합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그리워지는 시간.
냉장고도 김치 냉장고는 더군다나 없었던 시절.
어머니는 식구들이 먹을 김장을 항아리 가득 담아
땅 속에 묻어 놓고,
무, 고구마도 움집을 지어 갈무리를 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겨우살이 준비는 먹을 것 뿐만이 아니었지요.
따스한 솜이 들어간 이부자리, 옷가지 등등..
아직도 기억에 아름답게 남아 있는 모습은
마당이나 들에 핀 꽃잎을 곱게 말리어
햇살이 따사로운 날에 방문의 문짝을 떼어내고
새 창호지를 바르는 날.
눈부시게 하얀 창호지 위에
빨강, 분홍, 보랏빛 꽃잎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그럴때면 나는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어머니가 곱게 말린 꽃잎을 조심스레이 올려놓는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햇살이 환하게 밝아오는 아침이면
창호지에 핀 꽃들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제 세상은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예전처럼 늦가을이면 창호지를 발라야 하는 문도 없고
창호지에 붙일 꽃잎을 말리는 어머니가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는것이지요.
그래서
왠지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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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신청합니다.
이선희의 겨울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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