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이 정말 있었을까요?
최미란
2003.12.08
조회 82
난로 위에 주전자에서 물이 팔팔 끓고
소리없이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뿌옇게 김이 서린 교실 창 밖으로 고드름이 보이던 풍경.

아무리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와
코 끝을 얼려도
터진 손등으로 콧물 쓰윽 닦으면 그 뿐.

고드름이 길면 풍년 든다던
할머니 말씀 귓전에 맴돌고...

길다란 고드름 뚝 따서
사내 아이들과 함께 칼싸움에 여념이 없었던 그 겨울.

저녁 무렵 어두어진 골목길을 달려
집으로 향하며 소리 높여 불렀던 노래.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 놓아요.
.
.
고드름 고드름 녹지 말아요.
각시방 방안에 바람 들면은
손 시려 발 시려 감기 드실라.

그렇게 예쁜 그 마음은 어디로 녹아버렸는지....

그 춥고도 명징한 고드름의 기억들.
그 겨울이 정말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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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신청합니다.

임지훈의 겨울이 오면
박은옥의 소리없이 흰눈은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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